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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제일 싸다”…고분양가 논란에도 서울 완판행렬

오티에르반포 경쟁률 710대 1

노량진·마곡서도 두자릿수 기록

공사비 상승·대출 규제 맞물리며

실수요자 신축 쏠림현상 두드러져

입력2026-04-14 18:00

수정2026-04-14 23:37

지면 22면

서울 신축 아파트가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20억 원을 넘나드는 분양가에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수 억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단지뿐 아니라 인근 단지의 최고가를 웃돌면서 ‘고분양가’ 논란을 빚는 단지도 예외 없이 흥행에 성공했다.

고유가·고물가·고금리 환경으로 인해 공사비가 더 오르면 분양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자 “오늘이 제일 싸다”는 인식이 실수요자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다주택자 규제로 인해 기존 주택을 매수하기 보다는 당장 분양가가 비싸더라도 자금 마련 시간을 벌 수 있는 신규 분양이 낫다는 분위기도 강하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분양한 ‘오티에르 반포’ 일반청약(43가구)에 3만 540개의 청약통장이 몰려 평균 710.2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이 단지는 10일 43가구를 모집한 특별공급에서도 360.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티에르 반포의 분양가는 59㎡ 20억 원대, 84㎡ 27억 원, 113~115㎡ 34억~36억 원대에 달하지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단지보다는 크게 저렴하다는 것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실제 지난해 6월 입주한 인근 신축단지인 ‘메이플 자이’의 경우 84㎡가 41억~56억 원 선에 거래됐다. 당첨만 되면 20억~30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수요자들을 움직인 것이다.

라클라체자이드파인 투시도. 사진 제공=GS건설
라클라체자이드파인 투시도. 사진 제공=GS건설

앞서 분양한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 서초’와 용산구 이촌동 ‘이촌 르엘’도 비슷한 이유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아크로 서초는 59㎡ 30가구를 일반 분양했는데 3만 2973개의 청약통장이 사용되며 1순위에서 10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서울 민간 분양 아파트 중 역대 최고 경쟁률로, 최대 가점인 84점짜리 통장도 두 개나 나왔다. 아크로 서초의 분양가는 17억~18억 원대로 인근 ‘서초 그랑자이’의 실거래가인 35억 원선과 비교해 17억 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됐다.

청약 열기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주변 시세 대비 가장 비싼 가격이 책정된 신축단지에서도 뜨겁다. 노량진뉴타운의 첫 분양 단지인 ‘라클라체 자이 드파인’은 84㎡ 가격이 25억 원대로 책정돼 인근 서초구 분양단지 보다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날 진행된 일반공급 180가구에 4843개의 통장이 몰려 평균 26.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앞서 3월 방화뉴타운에서 분양한 ‘래미안 엘라비네’도 입지가 더 좋은 마곡지구 선도아파트에 육박하는 분양가를 책정해 고분양가 논란을 낳았지만 평균 25대 1의 경쟁률로 무난히 분양을 마무리했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상승을 부추기는 거시경제 환경과 대출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분위기 속에서 앞으로도 서울 신규분양 단지에 대한 청약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에 새 아파트 공급이 워낙 부족한 상황인데다 젊은 세대는 신축 수요가 높다”며 “서울 신축 분양가가 지금보다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시세보다 저렴한 알짜 단지는 앞으로도 높은 경쟁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가 이어지고 다주택자에 대한 압박이 강화되면서 1주택자 갈아타기 수요가 신규 청약단지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현금 여유는 있지만 가점이 낮아 강남권 신축 청약을 노릴 수 없는 사람들이 이른바 ‘고분양가 신축’에 통장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분양단지 역시 대출 규제가 있지만 입주까지 시간 여유가 있어 자금 조달이 유리하다는 점에서 기존주택을 매입하는 것보다는 난도가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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