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스틸 美대사 지명, 동맹 강화 ‘가교’ 기대한다
입력2026-04-15 00:01
수정2026-04-30 14:28
지면 31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행정부의 첫 주한대사 후보로 한국계 미셸 박 스틸(한국명 박은주) 전 연방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전임 필립 골드버그 대사가 지난해 1월 이임한 지 15개월 만이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미국으로 이민 간 스틸 지명자는 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공화당 내 대표 ‘지한파’로 알려졌다. 그가 정식 임명되면 2011년 부임했던 성 김 전 대사에 이은 두 번째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가 된다. 공식 부임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연방 상원 인사청문회와 인준 표결, 우리 정부의 아그레망(외교 사절 동의) 절차는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의 소통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에 부재했던 미국대사가 뒤늦게나마 지명된 것은 다행스럽다. 지금 한미 간에는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주한미군 현대화, 조인트 팩트시트 이행과 비관세장벽 문제 등 협의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금까지 조셉 윤, 케빈 김 대사대리가 공백을 메웠지만 대리 체제에서 민감한 대미 외교안보 현안을 풀어가기에는 한계가 뚜렷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공화당 정권과 접점이 있는 데다 한국을 잘 아는 스틸 지명자가 한미 간 최고위급 소통을 책임지게 된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다. 스틸 지명자가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강조해 왔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번 지명으로 한국이 미국의 외교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우려도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과도한 낙관은 금물이다. 스틸 지명자는 한국계이지만 미국인이다. 정치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노선을 같이하는 보수주의 성향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틸 지명자를 낙점한 데는 한국과의 원활한 소통 능력을 갖춘 그가 한국을 상대로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고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킬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한미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할 스틸 지명자에게 거는 우리의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스틸 지명자가 불확실성에 직면한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고 추진 동력이 약해진 한미일 협력을 강화할 든든한 가교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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