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봐야 할 중국 시장
■남동준 텍톤투자자문 대표이사
입력2026-04-15 17:52
지면 21면
지난해 초만 해도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극도로 냉각돼 있었다. 지난해 1~2월 수출입 통계는 우려를 수치로 확인시키는 계기였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에 그치며 시장 예상치(5%)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수입은 8.4% 감소해 2023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같은 해 4월 미국발 상호관세 이슈까지 겹치며 상하이종합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300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당시의 우려에는 과장된 부분도 적지 않았다. 미국의 압박과 공급망 혼란 속에서도 중국은 역대 최고 수준의 수출을 경신하며 성장률 목표 5%를 달성했다. 무역흑자도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섰다. 내수 회복은 여전히 더디지만 바닥을 다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수출 부문에서는 견조한 체력이 확인된다.
올해 들어서는 이런 흐름이 한층 강화됐다. 1~2월 수출은 달러 기준 전년 대비 21.8% 증가했고, 수입도 20% 늘었다. 산업생산 역시 2월까지 6.3% 증가해 예상치를 웃돌았다. 수출 회복과 산업생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디플레이션 탈피 기대를 높일 신호도 이어졌다.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0.5% 상승해 42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고, 공업기업 이익도 15% 증가로 돌아섰다. 일부 지표만으로 완연한 회복을 단정하긴 이르지만, 주요 지표들이 동시에 같은 방향을 가리키기 시작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3월 초 열린 ‘양회’도 중요한 분기점이다.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이 승인되며 향후 5년 전략이 구체화됐다. 핵심은 기술자립과 산업고도화, 내수 성장이며 특히 ‘신질생산력(新質生產力, 새로운 질적 생산력)’을 앞세운 산업구조 전환이 전면에 놓였다. 인공지능(AI) 역시 기존 ‘AI 플러스’를 넘어 산업 전반을 바꾸는 핵심 축으로 격상됐다.
양적 성장보다는 기술과 생산성을 중심으로 한 질적 성장 체제로 옮겨가겠다는 선언인데, 그 중심축에 인공지능 산업을 새롭게 규정한 점이 주목된다. 이전에는 제조·물류·금융·행정·서비스 전반에 인공지능을 결합하는 이른바 ‘AI 플러스’ 전략 수준이었다면, 이번 양회를 통해서는 인공지능을 통해 산업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세계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막대한 영향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는 중국 경제 관련 지표와 이벤트를 면밀히 볼 필요가 있다. 올해 5월 베이징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관계 완화의 단초가 마련될 경우 중국 경제와 산업, 주식시장에는 강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 반전 조짐을 보이는 지표와 구조 전환 정책, 대외관계 변화가 맞물릴 가능성에 주목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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