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막바지 급매 쏟아졌다…서울 토허 신청 7주 연속 증가
강남3구 중심으로 급매 늘며 거래량 박차
4월 일평균 신청 484건…두 달 새 88% 증가
송파, 노원 이어 자치구 2위…강남·서초도 급증
전문가들 “추가 매물 제한적…정책 변화가 변수”
입력2026-04-16 06:20
수정2026-04-16 06:20
지면 23면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4월 들어 빠르게 늘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막판 매물이 시장에 풀리고, 거래도 덩달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특히 정부가 양도세 중과 유예 적용 기준을 기존 ‘5월 9일까지 매매계약 체결’에서 ‘토지거래허가 신청’ 기준으로 완화하면서 매물 출회와 거래 증가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새올 전자민원창구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서울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총 4844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484건에 이르는 규모다. 2월 일평균 257건, 3월 389건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뚜렷하다. 두 달 새 증가 폭은 88.3%에 달했다. 주간 기준으로도 3월 첫째 주 하루 평균 284건이던 신청 건수는 넷째 주 440건까지 늘었고, 4월 둘째 주에는 480건을 넘어섰다. 7주 연속 증가세다.
특히 강남3구의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강남구는 2월 하루 평균 7건에 머물렀지만 이달 들어 25건으로 급증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월 한동안 주춤했던 거래가 다시 살아나는 양상이다. 서초구와 송파구 역시 각각 219.7%, 166.7% 증가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인 강남3구에서 다주택자 급매물이 출회되면서 거래 성사 속도도 함께 빨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송파구의 움직임은 특히 눈에 띈다. 이달 14일까지 송파구의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360건으로 집계됐다. 15억 원 이하 주택이 밀집해 거래가 활발했던 강서구(332건), 성북구(271건)를 제쳤다. 1위는 노원구(542건)로 2월 이후 매주 토지거래허가 신청 1위를 유지하며 실수요 중심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일이 다가오면서 가격을 더 낮춰서라도 매도하려는 집주인들이 있다”며 “수요자들 역시 급매 중심으로 접근하면서 다주택자 매물을 위주로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3구를 중심으로 급매 거래가 늘며 가격도 움직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39% 상승했지만 강남구(-0.39%), 송파구(-0.09%), 서초구(-0.05%)는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나머지 22개 구는 모두 상승했다.
다만 현재의 거래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양도세 중과가 다시 적용되는 다음 달 9일 전까지 추가 매물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있는 반면, 이미 기존 일정에 맞춰 매도 계획을 세운 집주인이 많아 단기간에 매물이 급격히 늘어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 매물 증가 폭은 아직 제한적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6369건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양도세 중과 유예 일정 완화 검토를 지시했을 당시의 7만5501건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지는 않았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기존에는 5월 9일 계약분까지가 유예 적용 기준이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4월 중순을 토지거래허가 신청의 사실상 마감 시점으로 봤다”며 “이미 나올 만한 매물은 상당 부분 시장에 나온 상태여서 앞으로 추가로 내놓는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매물 출회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향후 정책 변화에 따라 시장이 다시 출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현재는 매물 수가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는 흐름”이라며 “앞으로 다주택자 매물이 대거 추가로 나오기보다는 비거주 1주택자 관련 정책이나 세법 개정 방향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아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만큼 매물이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보유세 강화 같은 정책 신호가 나올 경우 현금 여력이 부족한 고령층을 중심으로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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