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규제시스템 네거티브로”…기업들 체감 못하면 공염불
입력2026-04-16 00:01
지면 31면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규제합리화위원회 첫 회의에서 “성장 잠재력을 우상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첨단산업 분야 등에서 ‘네거티브 방식(법으로 명시한 금지·제한 이외 모두 허용)’으로 규제 시스템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규제 개혁 추진 체계를 전면 개편하면서 내놓은 정책은 ‘메가특구’ 추진 방안이다. 5극 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의 핵심인 메가특구를 구체화해 로봇, 재생에너지, 바이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4개 분야별로 구축하고 재정·금융·세제·인재 등 7개 패키지를 집중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6개 부처에 흩어져 있는 규제 샌드박스도 통합해 원스톱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규제 혁파로 기업 혁신을 가속화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정책의 방향성은 옳다. 문제는 제대로 된 실천이다. 역대 정부들이 정권 초기 발표한 규제프리존·규제자유특구 등 규제 완화 정책은 늘 용두사미로 끝났다. 부처 간 칸막이와 기득권 저항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정권 후반기로 갈수록 동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다시는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기대와 현실의 간극을 좁혀야 이번 규제 개혁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의 설문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암참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설문에서 한국의 경영 환경 선호도는 11.8%로 싱가포르(58.8%), 홍콩(17.6%)에 크게 뒤졌다. 특히 응답 기업의 68.8%가 한국의 규제 환경을 ‘제약적’ 또는 ‘매우 제약적’이라고 평가했다. 암참은 “(한국의) 규제와 노동 제도 등 구조적 제약이 기업 경쟁력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규제 합리화는 기업의 눈높이에 맞게 추진해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상법 개정, 노란봉투법에 이어 자사주 의무 소각, 근로자추정제 등 기업의 부담을 키우는 입법을 밀어붙이고 있다. 반면 산업계가 요구하는 주52시간제 완화,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등 규제 혁파에는 소극적이다. 이러니 기업 주도의 성장을 외치면서 실제 정책은 거꾸로 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제 혁파의 성패는 말이 아니라 기업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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