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받으려면 얼마 써야 하나”…국힘 고양 지역 당협도 ‘가입비’ 논란
당협위원장 명의 정책연구소 회원 가입 권유
공천 신청 후보자들 ‘울며 겨자먹기 식’ 가입
도당 아카데미에 평생회원 가입비 이중고 호소
“회원가입 여부 관계 없이 공정한 공천 작업”
입력2026-04-16 13:55
수정2026-05-13 16:50
국민의힘 경기도당 정치아카데미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기초 당협 단위에서도 공천 대상자에게 사실상 ‘돈’을 걷은 정황이 포착됐다. 공천권을 쥔 당협위원장이 시·도의원 후보들에게 자신이 운영하는 정책연구소 회원 가입을 종용한 것으로, 도당과 당협에서 이중으로 금품을 요구받는 구조가 드러난 셈이다.
16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고양 지역 A 당협위원장은 올 2월께 시·도의원 공천 대상자 1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자신의 이름이 포함된 정책연구소 회원 가입서를 사무국장을 통해 일괄 배포했다. 해당 연구소는 개인회원 월 1만 원, 평생회원 100만 원, 특별회원으로 등급을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특별회원의 경우 가격을 명시하지 않고 ‘연구소와 상의’라고만 적었다.
본지 취재 결과 당시 참석자 대다수는 평생회원 회비 100만 원을 납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후보자는 가입서 제출도 없이 100만 원을 입금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재 A 위원장이 포함된 단체 대화방 ‘정책연구소 회원의 방’에는 총 15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납부계좌가 공지에 게재돼 있다.
회의에 참석한 공천 대상자 B 씨는 “후보자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공천권을 쥔 당협위원장 명의로 된 정책연구소 가입서를 들이미는데 거부할 후보자가 있겠느냐”며 “뒤늦게 회의에 참석한 후보자 2명을 제외한 대다수가 100만 원을 입금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해당 연구소가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책 세미나나 연구 발간 등 연구소 본연의 활동이 확인되지 않아 기부금 사용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연구소 통장은 공천 작업이 한창인 올해 1월 23일에야 개설됐다.
이번 의혹은 앞서 불거진 경기도당 정치아카데미 논란과 구조가 유사하다. 정치아카데미는 공천을 앞둔 예비후보들에게 가산점을 명목으로 수강을 사실상 강요하고 각 후보당 55만 원의 수강료를 받아 ‘공천장사’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특히 A 위원장은 후보자들에게 도당 아카데미 교육을 수료하도록 권유했고, 후보자들 모두 이에 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도당에서 아카데미 명목으로, 당협에서는 연구소 명목으로 이중 징수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공천 대상자들의 반발도 거세다. 한 후보자는 “공천 심사비만 수백만 원을 걷어가는 데다 당협위원장마저 자신이 운영하는 연구소 회비를 걷고 도당 아카데미 수료까지 지시한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올바른 정치인이 되려고 신청한 공천에 도대체 얼마를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일부 공천 대상자는 A 위원장이 특정 후보를 밀어주고 경쟁자를 배제하는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C 씨는 “지역구 시의원 출마를 희망했으나 경선은커녕 ‘현역을 못 이긴다’는 이유로 배제하고, 해당 후보는 다른 지역에 단수공천 했다”면서 “A 위원장과 사이가 좋지 않은 특정 후보를 찍어내기 위해 사찰까지 지시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당 내부에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공천 대상자는 “경기도당에 이런 내용의 민원을 제기하자 A 위원장이 나를 제외한 채 긴급회의를 소집했다”며 “당협위원장 눈 밖에 나면 공천이 물 건너간다는 공포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A 위원장은 “정책연구소 가입서를 직접 배부한 것도 아니고 가입을 강요한 바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2023년 9월 창립해 활동을 이어오다 정치적 이유로 중단했고, 지난해 9월 7~9명이 모여 회의를 통해 활동을 본격화 했다”며 “연구소 운영을 위한 사무실도 필요해 회비를 받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A 위원장은 “공천과 관계없이 회비를 낸 사람도 있고, 가입서만 내고 회비를 안 내도 그 이유를 따지지 않았다”며 “특히 회원 가입 여부와 관계 없이 공정하게 공천 작업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에서 여러 의혹을 제기한 후보자에게 명확한 자료를 요청한 것이지 사찰은 지시한 적 없다”며 “공천 역시 후보자들이 90% 이상 원하는 방향 대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의힘 경기도당 관계자는 “정치아카데미는 A 위원장과는 무관하게 진행된 도당 프로그램으로 공천신청자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운영됐고, 만족도 역시 매우 높았다”며 “특히 민주당 경기도당도 비슷한 아카데미를 필수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 신문은 지난 4월 16일자 사회 지방자치면 「‘공천받으려면 얼마 써야 하나...국힘 고양지역 당협도 ’가입비‘ 논란’」이라는 제목으로 국민의힘 고양갑 당협협의회의 공천 관련 당무 및 당협 위원장의 정치 행위에 대하여 보도하였습니다.
본지 보도 내용 중 ‘정책연구소 가입과 관련해 참석자 10여명 중 대다수가 평생회원 회비 100만 원을 납부했다’는 부분은 1월 26일 국민의힘 고양갑 당협 운영위원 지회장 연석회의 참석자 21명 중 2명만 현장에서 평생회비를 납부했으며, 2명 중 1명만 후보로 등록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본지 추가 취재 결과, 1월 말 회의 이후에 추가로 5명이 회비를 납부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해당 연구소의 활동과 관련해 고양갑 당협위원장은 해당 연구소는 2023년 9월부터 2024년 초까지 운영됐으며, 지방선거 공천 작업 시작 시기 이전인 지난해 9월부터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지방선거 공천과는 무관하다고 밝혀왔습니다.
또한 당협위원장은 출마 희망자들에게 어떤 내용과 방식으로든 회원 가입 또는 선거 출마/불출마를 강요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한적 없으며, 당협위원장으로서 모든 당무를 공정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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