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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생성형AI 유니콘 탄생, 모험자본 마중물 기대한다

입력2026-04-17 00:05

수정2026-04-17 00:05

지면 31면
김성훈(오른쪽) 업스테이지 대표가 지난달 19일 한국을 찾은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와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훈(오른쪽) 업스테이지 대표가 지난달 19일 한국을 찾은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와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이 ‘유니콘의 벽’을 넘어 성장 궤도에 본격적으로 올라타고 있다. 토종 생성형 AI 기업 업스테이지는 15일 시리즈C 1차 투자로 1800억 원을 유치하며 기업가치 1조 원을 인정받았다. 이로써 국내 생성형 AI 분야에서 첫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이 탄생했다. 이번 투자에는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과 국내 기관들이 대거 참여해 높은 성장 기대감을 드러냈다.

AI 반도체의 약진도 주목된다. 국민성장펀드의 첫 직접투자 대상인 리벨리온은 이달 초 프리 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통해 6400억 원을 확보하며 기업가치를 3조 4000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초기 투자자인 한국벤처투자는 14일 리벨리온과 ‘기업가치 3조 원 달성’ 기념식을 열었다.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퓨리오사AI는 메타의 인수 제안을 뿌리치고 독자 상장을 추진 중이다.

국내 AI 생태계가 의미 있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 우리 스타트업들이 스케일업(scale-up) 단계에서 심각한 자금 병목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창업 초기에는 엔젤 투자와 정부 지원이 뒷받침되지만 연구개발(R&D)과 인재 확보 그리고 시장 진출이 절실한 ‘데스밸리’ 구간에서는 자금 조달 문턱이 여전히 높다.

첨단 전략산업은 수익 창출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리스크도 매우 크다. 결국 민간과 정책금융이 손을 잡고 모험자본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상생형 모델’이 성공의 열쇠다. 서울경제신문이 16일 개최한 ‘서경 인베스트포럼’에서 제안된 정책상생형 사모펀드(PEF) 모델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혜숙 산업은행 부행장은 포럼 기조연설에서 “(PEF가) 눈앞의 수익뿐 아니라 산업의 미래와 국가 경제에 미치는 가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AI 경쟁은 투자의 크기가 곧 기술의 격차를 만드는 ‘자본 전쟁’이 됐다. 구글·메타·오픈AI 등이 수백조 원씩 자금을 쏟아붓는 상황에서 몇몇 스타트업의 도약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성장금융·정책금융은 물론 민간 PEF와 VC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투자 연못’을 더 넓고 깊게 만들어야 한다. 토종 유니콘 1~2곳이 아닌 5곳, 10곳, 100곳이 탄생할 때 비로소 우리는 AI 3강 이상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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