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美 301조 조사에 반박…“국내 정책, 과잉 생산 야기 안 해”
“양국 공급망 연계로 흑자 발생”
美 USTR에 공식 의견서 제출
입력2026-04-17 05:30
지면 10면
미국 정부가 제조업 부문 과잉 생산을 문제 삼으며 한국을 비롯한 16개국에 대해 조사를 개시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공식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우리 정부는 국내 정책이 구조적 과잉 생산을 야기하지 않음을 강조하는 한편 한국의 제조업이 미국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통상부는 15일(현지시간) 제조업 부문의 구조적 과잉 생산과 관련된 의견서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했다.
앞서 USTR은 지난달 11일 무역법 제301조에 따라 한국,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총 16개 교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제조업 부문의 구조적 과잉 생산과 관련된 행위 및 정책, 관행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조사 후 무역 상대국의 관련 정책이 차별적이라는 점을 들어 미국의 관세 정책을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전으로 복원하려는 취지다.
산업부는 △한국 제조업 및 경제가 시장 질서에 기반한다는 점 △시장 주도적이고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 △한미 제조업 공급망이 상호의존적이라는 점 등 3가지 이유에서 미국 측 주장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산업부는 “한국의 산업 구조는 시장 경제 원칙에 입각하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한국의 제품 수출 가격은 세계 시장 수준에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제품 가격이 국내외 판매 가격과 높은 상관 관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이는 한국이 USTR이 구조적 과잉 생산의 원인으로 지적한 비(非)시장적 개입을 통해 인위적으로 수출 가격을 낮추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공장 가동률 역시 시장 수요에 따라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의 설비 가동률은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생산을 유지하라는 정부의 지시가 아니라 검증된 주문량과 상업적 수요에 의해 좌우됐고 꾸준히 정상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이는 시장의 수요와 무관하게 경직된 채 유지되는 과잉 생산과는 확연히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석유화학, 철강 등 글로벌 과잉 생산 품목에 대해서는 자발적이고 선제적인 구조조정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산업부 측은 “한국 정부는 2016년 기업활력법에 이어 올해 4월 14일 석유화학특별법 시행령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석유화학 부문의 자발적 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은 지난해 11월 한미 합동 설명 자료(JFS)에서도 불공정하고 비시장적인 정책 및 관행에 대응하기 위한 보완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산업부는 “한국의 제조업 부문은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 석유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 산업을 보완하고 미국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며 “최근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과잉 생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양국 제조업 공급망이 심화되고 통합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그러면서 양국이 지난해 합의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를 대표적인 예시로 들기도 했다.
USTR은 각국으로부터 이같은 의견서를 수렴한 뒤 다음 달 5일부터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관련해 정부 측은 “한국은 USTR이 한국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지도, 적절하지도 않다고 결론 짓기를 요청한다”며 “글로벌 과잉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국 간 추가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미국의 또 다른 301조 조사 대상인 강제노동 관련 정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전달했다. 산업부는 “한국은 국제노동기구(ILO) 강제노동 방지 협약을 비준하고 K-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는 등 강제 노동을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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