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2031년 韓, 정부부채 비율 63.1%...상당히 증가” 우려
■ ‘재정 모니터’ 보고서
韓 ‘나랏빚 과속’에 이례적 우려 표현
2029년 정부부채(D2) 비율 60% 돌파
직전 전망보다 개선됐지만 증가속도 지적
벨기에와 함께 ‘상당히 증가’한 국가로 꼽아
입력2026-04-17 06:11
지면 2면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에 대해 “국가 부채 비율의 상당한 증가(significant increases)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부채비율 자체는 직전 전망인 지난해 10월보다 다소 개선됐지만, 증가속도 측면에서 벨기에와 함께 유의미한 확대가 예상되는 국가로 지목됐다.
17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IMF는 지난 15일 발간한 ‘재정모니터(Fiscal Monitor) 4월호’에서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D2·일반 정부 부채)비율이 3년 뒤 60%를 넘어 2031년 63%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D2는 중앙·지방정부 채무(D1)에 비영리 공공기관 부채까지 더한 개념으로 국제 비교에 쓰인다. IMF는 각국의 재정 상황과 D2 수준을 5년 단위로 분석해 연 2회(4월·10월) 발표한다.
IMF는 우리나라 정부 부채비율이 2031년까지 매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7년 56.6%, 2028년 58.5%, 2029년 60.1%, 2030년 61.7%로 점진적으로 높아진 뒤 2031년에는 63.1%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에 처음 제시된 2031년 수치를 제외하면 올해부터 2030년까지의 부채비율 전망치는 직전 전망보다 매년 2.3~2.6%포인트씩 낮아진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성과 중심, 전략적 재정 운용의 선순환 성과가 일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IMF는 한국 정부의 재정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우려도 나타냈다. 벨기에와 함께 부채비율이 크게 증가할 국가로 지목한 점이 대표적이다. IMF는 “벨기에와 한국은 부채비율이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31년까지 벨기에 부채는 GDP 대비 122%를 초과하고 한국은 63%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은 명목 성장률이 시장금리를 웃도는 재정 환경에 힘입어 2031년 정부 부채비율이 192.8%로 지난해보다 13.7%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가 한국의 부채비율 증가에 대해 ‘상당히’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IMF는 지난해 11월 연례 협의 보고서에서는 ‘점진적으로 상승(rise gradually)’이라는 표현을 썼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제기관에서 ‘상당히’라는 단어를 쓸 때는 의미 있는 영향이 있다고 판단할 때”라며 “IMF가 한국의 부채 증가 속도를 임계 수준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GDP 대비 부채비율 자체도 중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부채 증가 속도 관리가 더 중요하다”면서 “가파른 부채 증가 속도에 맞춰 단기 경제·재정정책이 수립돼 있는지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IMF는 한국 등 일부 국가의 적극적 재정 집행이 다른 국가들의 재정 건전화 노력 효과를 일부 상쇄했다고도 평가했다. IMF는 “지난해 영국과 캐나다·일본은 지출 억제 정책을 반영해 재정수지가 개선됐다”며 “하지만 이 같은 이득은 한국과 네덜란드처럼 역사적으로 강력한 재정 여력을 보유했던 국가들이 일부 재정 여력을 사용하면서 부분적으로 상쇄됐다”고 지적했다.
IMF는 한국의 재정 여력 사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본예산이 전년 대비 0.6% 감소했던 점을 감안하면 현 정부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집행된 총 4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염두에 둔 평가로 해석된다.
한편 IMF는 전 세계 일반 정부 부채비율이 2026년 95.3%에서 2029년 100.1%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4월 전망치(2029년 98.9%)보다 높아진 수치다.
향후 재정 악화를 초래할 주요 위험 요인으로 △중동 전쟁에 따른 지출 압박 △보호무역주의 확산 △국채 시장 구조 변화 △인공지능(AI) 관련 금융시장 리스크 △인구구조 변화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각국에 정교한 재정 운용을 권고했다.
기획처 관계자는 “IMF 제언의 취지와 같이 취약 계층과 피해 업종을 중심으로 고유가피해지원금·에너지바우처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관행적 지출과 의무·경직성 지출을 상시적으로 혁신하고 확보한 재원은 재정과 성장의 선순환을 구축하기 위한 AI 대전환 등 미래 성장 산업에 과감하게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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