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자는 5급, 여성은 6급… 法 “승진에 군경력 반영 성별 차별 해당”
법원 “동일 업무에도 2년 격차
호봉·임금 차이는 차별 아냐”
입력2026-04-19 09:00
수정2026-04-19 18:52
지면 22면
군 복무 여부에 따라 채용 급수와 호봉을 달리 정하고 그 차이가 승진까지 이어지도록 설계된 인사제도는 성별 차별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양순주 부장판사)는 올해 2월 A 씨가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낸 진정신청기각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 씨는 B사단법인 공개 채용으로 입사했다. 해당 법인의 인사 관리, 보수 규정에 따르면 대학 졸업자 및 동등 학력 소지자는 초임을 6급 10호봉으로 정한다. 반면 군 경력 2년이 있는 제대군인은 2호봉을 가산해 5급 12호봉으로 초임 호봉을 책정했다. A 씨는 이 같은 제도가 사실상 여성에게 불리한 구조라며 2024년 10월께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지난해 2월 A 씨의 진정을 기각했고 이에 A 씨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소송에서 “규정상 신규 근로자는 오직 군 경력 유무에 따라 입사 직급과 호봉이 결정된다”며 “같은 업무를 하더라도 여성을 비롯한 군 경력 비보유자는 승진 시기가 늦어지고 연간 약 1400만 원의 임금 차이까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가운데 승진 구조와 관련한 문제의식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특히 해당 법인의 인사제도가 군 경력이 승진 기간에 직접 영향을 미치도록 설계돼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해당 법인의 인사규정상 6급 직원은 12호봉에 도달해야 5급으로 자동 승진하는 구조”라며 “6급 10호봉으로 입사한 직원은 2년이 지나야 5급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4급으로의 승진도 5급 승진 후 최소 4년 이상이 지나야 가능하다”며 “군 경력이 없는 여성은 같은 시기에 입사해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 제대군인 남성보다 4급 승진까지 2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법원은 군 경력을 호봉에 반영해 임금 차이가 발생하는 것 자체까지는 차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제대군인법은 임금 결정 시 군 복무 기간을 근무 경력에 포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징집 또는 소집돼 군 복무를 한 데 따른 경제적 손실을 보전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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