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발표 정부 개선방안과 맞물려
압류코인 직접 보관→민간 위탁 전환
기관급 보안·내부통제 체계 요구
최근 잇따른 가상화폐 관리 부실 논란을 계기로 국세청이 압류 가상화폐의 민간 위탁에 본격 착수했다. 이에 따라 그간 일부 민간 업체 중심이었던 가상화폐 수탁(커스터디) 시장이 공공 영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16일 ‘압류 가상화폐 전문 커스터디 운영’ 사업의 사전규격을 공고했다. 그동안 각 지방청 수장고에 보관되던 압류 가상화폐를 전문 커스터디 업체에 맡기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국세청은 이번에 공개된 사전규격에 대해 이달 21일까지 업계 의견 수렴을 진행한 뒤 정식 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사업은 계약 체결 이후 올해 12월 31일까지 운영되며 민간 위탁 커스터디를 시범운영 형태로 도입한 뒤 이를 바탕으로 향후 본 사업 모델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국세청이 압류 가상화폐를 민간 커스터디에 위탁하는 첫 시도다. 특히 최근 국세청이 보도자료를 통해 가상화폐 복원에 쓰이는 암호인 니모닉 코드를 유출한 사고를 계기로 자체 보관 체계의 보안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관리 방식 전환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10일 정부는 최근 잇따른 공공기관 가상화폐 유출 사고에 대응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공 분야 가상화폐 보유·관리 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해당 안에는 콜드월렛 중심 보관, 접근 권한 최소화, 다중서명 적용, 민간 커스터디 활용 등이 포함됐다. 현재 중앙정부가 수사 및 징세 과정에서 압수·압류를 통해 보유한 가상화폐 규모는 약 780억 원에 달한다.
국세청의 이번 공고는 이 같은 정부 방침에 맞물려 자체 보관에서 민간 위탁 방식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선정 사업자에게는 압류 가상화폐의 이전·보관·관리·매각 전 과정을 포괄하는 통합 운영모델 구축이 요구됐다.
국세청이 제시한 설계 수행 내용에 따르면 사업자는 소관 부서의 요청에 따라 체납자별·자산별로 독립된 지갑 주소를 생성해 자산 혼합을 차단하고 자산은 원직적으로 100% 콜드월렛(인터넷 차단 지갑)에 보관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실시간 자산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과 월 단위 보고, 내부 감사, 이상 거래 발생 시 즉각 통보 체계 마련 등 금융기관 수준의 내부 통제 기준을 적용하도록 했다. 자산 손실 발생 시 보험 등 위험보전 수단 마련도 필수 조건으로 제시됐다.
업계에서는 공공기관 대상 커스터디 사업이 사실상 처음 열리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공고에 따르면 선정 사업자는 실제 압류 자산이 발생할 경우 별도 계약을 통해 수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가상화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민간 업체 중심으로 형성돼 온 가상화폐 커스터디 시장이 공공기관까지 수요가 확장되는 첫 사례”라며 “보안 기준과 운영 체계가 한층 강화된 기관급 커스터디 인프라 방향이 제시되면서 향후 금융사나 기관투자자 참여 확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