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듣기

  • 글자 크기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기사 공유

  • 북마크

  • 다크모드

  • 프린트

네이버 채널구독

다음 채널구독

중기 연체율 ‘1%’ 경고음…부실 확대 선제 대응해야

입력2026-04-20 00:01

수정2026-04-20 00:01

지면 31면
수도권의 한 중소 제조업체서 근로자가 공작기계를 다루고 있다.  서울경제DB
수도권의 한 중소 제조업체서 근로자가 공작기계를 다루고 있다. 서울경제DB

국제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환율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급속히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62%로 전월 말보다 0.06%포인트 상승해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는 10년 만에 최고치다. 대기업과 가계대출 여건도 악화됐지만 무엇보다 우려되는 부분은 중소법인의 연체율이 1.02%를 기록하며 위기 신호의 임계점인 ‘1%’ 선을 넘어서 경제 불안을 키우는 복병으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0.92%였으나 중소법인만 따로 보면 전월보다 0.14%포인트나 치솟아 전 부문 중 가장 크게 악화됐다. 중소법인 연체율은 2년 전만 해도 0.76%에 그쳤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지다 최근에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 자재비·인건비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까지 치솟은 충격파를 고스란히 떠안은 모양새다.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각종 지표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국내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올 들어 3개월 새 15조 원 늘었는데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 폭이 세 배나 크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은 6조 3000억 원 늘어 증가 폭이 전년에 비해 여섯 배에 달했다. 빚을 내서 버티는 기업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올 들어 두 달간 어음 등을 결제하지 못해 파산한 업체도 372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4%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더 큰 문제는 이란 전쟁 이후 공급망 균열과 원료비 압박이 가중되면서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급속히 확대될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경제의 허리인 중소기업의 부실은 산업 경쟁력 약화는 물론 은행 건전성 악화와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와 금융권이 리스크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사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건전성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는 정교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수출 기업의 경우 무역금융 추가 지원과 수출 다변화 등도 지원해야 한다. 다만 회생 가능성이 희박한 좀비 기업은 부실 채권 정리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필요가 있다. 산업의 혈맥인 중소기업들이 더 깊은 수렁으로 내몰리기 전에 당국과 금융권 모두 비상한 각오로 대응해야 할 때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다음
이전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