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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당 22년 만에 사실상 부활 ‘정치 개악’ 아닌가

입력2026-04-20 00:03

수정2026-04-20 00:03

지면 31면
개혁진보4당 의원들이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합의 처리한 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안에 항의하고 있다. 뉴스1
개혁진보4당 의원들이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합의 처리한 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안에 항의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과 정당법·정치자금법 등 정치관계법 개정안을 전격 처리했다. 개정안은 당원협의회 또는 지역위원회에 사무소 한 곳을 두는 것을 허용했다. 정치 개혁과 풀뿌리 민주주의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2004년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이른바 ‘돈 선거’ 논란으로 없앤 지구당을 22년 만에 사실상 부활시킨 것은 ‘개악’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개정안은 양당 기득권 강화를 위한 짬짜미라는 비판도 받는다. 양당은 본회의 직전 광역의원 비례 비율을 현행 10%에서 14%로 늘리고 광주 국회의원 지역구 중 동남갑 등 4곳의 시도 의원 선거에 중대선거구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관련 법안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위원회와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일사천리로 처리됐다. 6·3 지방선거를 불과 47일 앞둔 시점에서 단 한 차례의 공론화 과정도 없이 양당 지도부 합의로만 밀어붙인 전형적인 졸속 입법이다. 진보 4당은 “기득권 수호를 위한 밀실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개정안은 100만 원 상품권 지급 등 포퓰리즘 공약이 난무하는 선거판을 더 혼탁하게 만들 우려가 크다. 양당은 “지역사무소에서 후원금을 모금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사무소 운영에 필요한 임차료와 인건비 등이 만만치 않다. 투명한 재원 조달 방법이 없다면 결국 과거처럼 지역 관계자들의 편법 지원과 음성적 자금 조달로 이어질 수 있다. 지구당이 폐지된 것은 고비용 및 부패 정치의 온상을 청산하기 위한 조치였는데 양당이 합작해 뒤집은 꼴이 됐다.

국민이 납득할 만한 투명한 시스템 없이 지구당을 되살린다면 정치 불신만 키울 뿐이다. 금권 선거나 조직 동원 같은 과거의 낡은 방식이 되풀이되면 안 된다. 양당은 이제라도 자금 흐름 공개 의무화와 위반 시 일벌백계하는 등 강력한 제재 조항을 담은 후속 입법에 즉각 나서야 한다. 누구나 후원금과 운영비가 어떻게 쓰이는지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회계 감시 제도 마련이 투명한 정치 개혁과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국민적 공감대가 없는 정치 개혁은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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