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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급감한 디딤돌대출...투기수요 꺾었지만 실수요자 ‘발동동’

1Q 실행액 전년比 4.7조 줄어

대출 건수도 30~40%대 감소

부동산 시장 안정 효과 보였지만

전반적 집값 수준 작년보다 높아

무주택자, 내 집 마련 길 멀어져

입력2026-04-20 05:30

지면 1면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가계대출을 전방위로 조이면서 무주택 서민을 위한 디딤돌·버팀목대출이 40% 이상 감소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디딤돌대출 실행액은 4조 7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4% 줄었다. 버팀목대출 역시 같은 기간 4조 6185억 원에서 2조 2776억 원으로 50.7% 쪼그라들었다. 두 상품에서 4조 7797억 원이 감소했다.

정부가 지난해 6·27 대책을 통해 디딤돌·버팀목대출 한도를 최대 1억 원 축소하면서 수요 자체가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디딤돌 대출 한도는 일반 기준 2억 5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줄었고 신생아특례 기준으론 5억 원에서 4억 원으로 줄었다. 대출 한도 조정이 없었던 보금자리론의 1~2월 판매액이 1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 5조 원에 육박한 것과 대조된다.

아울러 수도권 집값 수준이 높아지면서 정책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주택 물량 자체가 줄어든 점도 영향을 줬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두 상품은 실수요자용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디딤돌·버팀목 대출은 소득, 주택 가격 및 보증금 요건을 충족하면 시중은행보다 싼 금리로 주거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정책금융 상품이다. 하지만 과도한 정책 대출 혜택이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한도가 크게 줄었다. 당국은 지난해 6·27 대책을 통해 디딤돌·버팀목 대출의 한도를 최대 1억 원 축소했다.

그 효과는 뚜렷했다. 금융계에 따르면 내 집 마련을 위해 디딤돌 대출을 이용한 차주의 평균 대출액은 올해 1분기 기준 2억 31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2억 3700만 원)와 비교해 600만 원 감소했다.

전세자금을 지원하는 버팀목 대출의 감소 폭은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 1분기 평균 1억 1300만 원이었던 대출액은 올해 1분기 9500만 원까지 축소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1분기 디딤돌 대출 건수는 1만 7677건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5.7% 급감했다. 버팀목은 2만 3978건으로 41.3% 감소했다. 정책 대출과 그에 따른 주택 수요를 줄이는 데는 뚜렷한 성과를 낸 것이다.

시중은행의 자체 주택담보대출 상황도 비슷하다. 집값. 주택 보유 여부에 따른 핀셋 규제가 겹치면서 서울 은행권 주담대 차주당 평균 실행액은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A은행의 한 관계자는 “6·27 대책이 본격 적용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서울 지역 주담대 건당 평균 취급액이 30~40% 감소했다”고 밝혔다. B은행 관계자도 “지난달 전국 주담대 신규 취급액 규모는 지난해 6월의 70% 수준”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실수요자다. 최근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둔화됐다고는 하지만 전반적인 가격 수준은 지난해에 비해 높다. KB부동산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은 15억 5500만 원으로 지난해 3월(12억 9700만 원)과 비교해 2억 5000만 원 이상 뛰었다. 서울 전세 평균 가격 역시 지난해 3월 6억 3500만 원에서 지난달 6억 7700만 원까지 올랐다. 정책 대출은 꽉 막힌 채 주담대 한도까지 줄어들면서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지는 셈이다.

특히 최근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이 늘고 있어 정책 대출 추가 규제에 대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1~2월 보금자리론 판매액은 4조 98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5% 급증했다. 지난해 6·27 대책에서 디딤돌·버팀목 한도는 축소했지만 같은 정책 대출의 일종인 보금자리론은 제외됐던 탓이다.

시장에서는 추가 대출 규제가 나온다고 해도 갈수록 그 효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여신 담당 관계자는 “전년 대비 평균 대출액이 상당히 줄어든 상태여서 규제를 더 내놓는다고 해서 더 감소할 여지는 적다”며 “정부의 대출 규제가 집값 억제에 미칠 영향이 갈수록 제한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요구도 적지 않다. 정부가 17일부터 다주택자 대출 만기 연장을 제한하면서 매물 출회를 압막하고 있으나 정작 집이 필요한 무주택자들은 대출 길이 막혀 이를 매입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 당국은 대출 규제 완화를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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