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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중동 전쟁 영향 최소화”…난방 脫탄소도 본격 고삐

[김성환 기후부 장관 인터뷰]

최적의 에너지믹스…“전문가와 찾을 것”

냉난방 전기화…“주저하다 많이 늦어”

재생에너지 100GW 조기달성 발맞춰

ESS경제성 확보…LNG 대체 길 열 것

입력2026-04-20 05:30

지면 8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성형주 기자 2026.04.16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성형주 기자 2026.04.16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가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은 2~3개월 뒤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이게 앞으로 기후부에 닥칠 숙제”라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상반기 중 전기요금을 동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중동 정세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인상 여부를 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장관은 다만 “이럴 때 위기를 잘 관리하는 것이 정부의 능력”이라며 “액화천연가스(LNG) 등 원가가 상승하더라도 국민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16일 서울 동작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시점에서 중동 사태가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직까지는 전기 원가가 정부 관리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집무실에 마련된 전력 거래 현황판을 소개하며 “한전이 발전사들로부터 전기를 사올 때 적용하는 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의 평균치가 ㎾h(킬로와트시)당 150원대를 넘기면 한국전력공사가 적자 전환하는데 아직은 110원 내외”라고 설명했다. 주요 발전원인 LNG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석탄·원전 비중을 늘리거나 민간 LNG 발전사들이 과도한 시세 차익을 취하지 않게 관리하는 방식으로 요금 인상을 묶을 수 있다는 게 김 장관의 입장이다.

김 장관은 중동 전쟁 이후로는 수송·냉난방·산업 등 모든 영역의 전기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인공지능(AI) 영역까지 고려하면 에너지 총소비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올해 마련하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비중을 어떻게 할지는 전문가들이 최적의 방향을 찾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히트펌프 작동원리. 자료=기후부
히트펌프 작동원리. 자료=기후부

에너지 정책 주무 부처 수장으로서 김 장관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전기화다. 과거 석유나 가스를 태워 에너지를 얻던 방식에서 전기 중심으로 일상생활과 산업구조를 전환하는 게 전기화의 요체다. 철강 산업에서 전기 고로를 도입하고 전기차 보급률을 높이는 것 등이 모두 전기화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김 장관은 특히 발전·수송 분야의 탈탄소화 못지않게 난방 분야의 전기화가 중요한 과제라고 보고 있다. 최종 에너지 소비의 48%를 차지하는 열에너지를 전기화하지 못하면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주저하다 난방 분야의 전기화가 많이 늦었다”며 “2030년까지는 신축 주택 히트펌프 설치를 건축주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되 그 이후부터는 상당히 의무화하는 것이 제 구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전에도 석탄발전소의 단계적 폐지나 전기차 보급, 수소환원제철 도입 등 발전·수송·산업 부문 탈탄소 논의는 활발했지만 전 국민이 매일 소비하는 냉난방 에너지 분야의 탈탄소 대책은 그동안 사실상 전무했다는 의미다. 기후부가 출범 두 달 만인 지난해 12월 히트펌프 보급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열에너지 대책을 내놓은 배경에도 김 장관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히트펌프는 공기열·지열·수열을 냉난방에 활용하는 장치다. 냉매의 압축·팽창을 활용해 실내의 열을 바깥으로 빼내는 에어컨과 같은 원리를 반대로도 활용해 냉난방은 물론 냉온수까지 공급할 수 있다. 전기로 작동해 온실가스 직접 배출이 없을 뿐 아니라 기존 도시가스 보일러보다 에너지효율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김 장관은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액화천연가스(LNG)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히트펌프를 택했다”며 “이미 의무화 수준이 상당하다”고 소개했다. 실제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총 6000만 대의 히트펌프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영국·프랑스·독일·네덜란드 등은 신규 주택의 화석연료 난방을 금지하거나 일정 비율 이상 재생에너지 냉난방을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히트펌프 보급을 촉진하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4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히트펌프 업계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후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4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히트펌프 업계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후부

다만 업계에서는 공동주택이 많고 겨울철 유독 추운 한국의 특성을 고려하면 히트펌프 보급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시가스 보일러에 비해 히트펌프는 축열조와 물탱크 등 장비가 더 필요한데 공동주택에 이를 둘 공간을 마련하기 쉽지 않아서다. 히트펌프 기반 냉난방 방식이 아직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기후부가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 대를 보급하겠다는 정책 목표를 제시하면서 ‘도시가스망이 설치되지 않은 지역의 단독주택’을 우선 보급 대상으로 설정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 역시 “지금 당장은 히트펌프에 대한 공감대가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한동안은 기존 보일러와 공존하며 히트펌프가 더 싸고 좋다는 인식이 퍼지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냉난방 전기화시 가정용 전력 요금 누진세 때문에 ‘전기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을 고려해 기후부는 소비자가 원할 경우 공기열 히트펌프에는 누진세를 적용하기 않기로 했다.

그는 “구축 아파트도 지하 공동 공간에 물탱크를 두면 얼마든지 기술적으로 설치 가능하다”며 “신축 주택의 경우 이미 의무화돼 있는 실외기 공간이 있어 큰 문제 없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장관은 “이미 연립주택 규모의 히트펌프를 실증하고 있다”며 “고층 아파트의 히트펌프를 어떤 식으로 보급할지 고민인데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영역은 아니라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송파구 가락시장 옥상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있다. 연합뉴스
송파구 가락시장 옥상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인 재생에너지 100GW(기가와트) 시대를 앞당기는 과정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대폭 확대해 발전 부문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비중을 낮춰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대안으로 ESS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유연성 전원 중 하나인 양수 발전소는 굉장히 효율적이지만 지형적 요건 때문에 무한정 늘리기 어렵다”며 “산림 파괴와 주민 수용성까지 고려하면 15GW 정도가 한계”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최근 해외 사례를 보면 낮 시간대 ESS가 전기를 저장했다가 저녁에 다시 방출하는 시스템이 일정한 경제성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면 나머지 유연성 문제는 ESS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태양광·풍력 발전소와 ESS를 연계해 LNG 발전 비중을 상당히 낮춰가겠다는 구상이다.

김 장관은 소형모듈원전(SMR)에 대해서는 기술적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하면서도 “대한민국이 여러 가지 기술에서 앞서고 현실화할 경우 산업 경쟁력이 한 단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미래 가능성을 믿고 2035년까지 SMR을 실제 구현하려는 노력을 조심스럽게 전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2040년 석탄 발전소 폐쇄와 연계해 진행되고 있는 발전공기업 통폐합 문제에 관해서는 “여러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들어보고 가장 효율적인 방향을 찾아가려 한다”며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관련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장관은 4대강 보 문제에 대해서는 “원천적으로 만들지 말았어야 했던 일이라 생각한다”면서도 “기왕에 만들어졌고 이에 맞게 이해관계도 생겨 무조건 해체하는 것은 또다른 사회적 문제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16개 보의 특성이 각각 다르니 현재 조건에서 어떻게 하는지가 최선일지 3기 물관리위원회에서 실증을 진행 중”이라며 “취양수장 개선 사업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유역별 특성에 맞는 보 개방이나 해체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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