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이펙트’…삼성SDI, 벤츠와 10조 배터리 동맹
■각형 하이니켈 NCM 다년간 공급
차세대 SUV 쿠페에 탑재할 듯
독일車 3사 모두 고객사로 확보
李·벤츠 회장 승지원 회동 결실
하만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이어
양사, 배터리로 협력 범위 확대
입력2026-04-20 15:00
수정2026-04-20 18:53
지면 11면
삼성SDI(006400)가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에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
삼성SDI는 2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안다즈서울강남에서 벤츠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위한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공급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최소 5년 안팎의 기간에 10조 원대 물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체결식에는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과 올라 켈레니우스 벤츠 회장, 외르크 부르처 벤츠 최고기술책임자(CTO),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삼성SDI는 이번 계약을 통해 각형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벤츠에 공급한다. 벤츠는 삼성SDI로부터 공급받는 배터리를 향후 출시될 중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쿠페 모델에 탑재해 차세대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하이니켈 NCM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해 주행거리와 수명이 길고 고출력 성능을 낸다. 특히 삼성SDI의 각형 하이니켈 NCM 배터리는 알루미늄 케이스를 통해 외부 충격으로부터 셀 내부를 보호하고 가스 방출구(Vent) 설계와 열전파 방지 기술(No TP)을 적용해 안전성을 강화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부터 벤츠와의 계약에 공을 들여왔다. 최 사장은 지난해 초 취임 후 벤츠 경영진과 온·오프라인 소통을 지속하면서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직접 켈레니우스 회장을 만나 세일즈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서울 한남동의 삼성 영빈관 ‘승지원’에서 진행된 이 회장, 최 사장, 켈레니우스 회장 등의 만찬 회동이 이번 계약 성사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과 최 사장은 지난달 유럽 출장에서 벤츠 측과 만나 배터리 공급 방안을 구체화한 바 있다. 삼성SDI는 이번 계약을 통해 벤츠와 BMW·아우디 등 독일 3대 프리미엄 완성차를 모두 고객사로 두게 됐다. 삼성그룹은 또 삼성전자의 전장 자회사 하만이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공급하는 데 더해 배터리 분야로까지 벤츠와의 협력 범위를 넓혔다.
양 사는 향후 차세대 배터리 선행 개발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영업손실 1조 7224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최근 잇달아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수주에 성공하고 자동차용 배터리 분야에서 벤츠와 동맹을 맺게 돼 올해 흑자 전환 기대감이 커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파트너십은 양 사가 가진 혁신 DNA의 결합”이라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대규모 배터리 수주여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벤츠는 삼성SDI와의 계약으로 국내 배터리 업계와의 누적 계약 규모가 30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벤츠는 지난해 10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비롯해 2024년부터 총 4차례에 걸쳐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공급계약을 맺으며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켈레니우스 회장 등 벤츠 경영진은 방한을 계기로 신형 C-클래스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열고 국내 주요 협력사를 만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한다. 켈레니우스 회장은 “이번 방한은 벤츠의 중요한 이정표를 기념하기 위함”이라며 “다년간 진행될 신차 출시 캠페인의 초석인 신형 C-클래스를 한국에 최초로 선보이고 한국의 주요 공급사들과 전략적 협력을 통해 차세대 혁신의 기반을 다지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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