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돈 버는 기계, 이혼만 해줘”…애원하는 ‘일타강사’ 남편 살해한 아내
입력2026-04-21 00:30
그날의 뉴스는 지나갔지만, 그 의미는 오늘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그날’은 과거의 기록을 통해 지금을 읽습니다. <편집자주>
2025년 4월21일. 유명 부동산 ‘일타강사’였던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여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살인 혐의를 받는 A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2월15일 오전 3시께 경기 평택시 아파트 주거지 거실에서 바닥에 누워있는 남편 B 씨의 머리를 술병으로 여러 차례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남편은 A 씨 신고로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A 씨는 수사기관에서 “남편과 다투던 중 식칼로 위협을 당해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은 휴대전화 전자정보 추가 분석, 법의학 자문 등을 통해 A 씨가 누워있는 B 씨를 상대로 범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A 씨가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요구받던 중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고 심하게 다툰 후 격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했다. 남편 B 씨는 부동산공법 분야 유명 강사로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생전 B 씨가 A 씨와 나눈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A 씨는 2024년 11월 아내에게 “여보 난 너무 불쌍해. 난 돈 버는 기계. 왜 돈 벌지. 이러다 죽으면 끝이잖아. 난 맨날 일만 해. 나한테 짜증나. 안 놀아봐서 놀지도 못해”라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같은 해 12월엔 “4억원 전세금만 해줘. 나머지는 다 줄게. 나도 좀 편하게 살자”, 같은 달 15일엔 “기대수명 계산기란다. 난 1000일 남았네. 나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란다. 좀 어이없지만, 너무 슬프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B 씨는 이혼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아내 A 씨는 이를 매번 거절했다고 한다.
◇“범행 수법 상당히 잔혹” = 지난 1월 A 씨는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술을 마시다가 다투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흉기를 가져와 위협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술병을 휘둘렀다며 살인의 고의가 없다고 주장하나 무게 약 2.7㎏ 정도의 술이 들어 있는 담금주병으로 강하게 머리 부분을 타격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수회 공격을 했다고 본다”고 판단했다.
이어 “법의학 교수가 작성한 자문 의견서, 부검 감정서 등을 보면 담금주병으로 4∼10회 이상 머리를 타격했다는 가능성이 있다“며 ”사건 당시 아래층에 깨어 있던 증인은 ‘위층에서 10∼20회 정도 망치질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렸다’고 증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의식을 잃거나 저항 불가한 상태의 피해자를 수회 병으로 내리쳐 사망에 이르렀다는 걸 인정할 수 있다“며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 수법이 상당히 잔혹하고 반인륜적인 범죄인 점, 유족이 처벌을 강하게 원하는 점, 피고인이 반성하기보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검찰과 A 씨 측 모두 항소했다.
◇ 항소심 첫 공판서 혐의 인정 = 1심에서 살해 고의를 부인했던 A 씨는 지난 9일 항소심 첫 공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이달 9일 수원고법 형사3부(조효정 고석범 최지원 고법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50대 아내 A씨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A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우발적인 행위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원심에서 혐의를 부인했다”며 “항소심에서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양형부당으로만 항소하는 게 맞나’라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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