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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첸 “스포츠 경기처럼 클래식 공연도 함께 느낄 수 있어야”

‘팔로워 200만명 ‘클래식 별종’

라방·쇼츠로 팬들과 적극 소통

“시대 달라지면 전달 방식도 달라져야”

6월4일 롯데콘서트홀 내한 공연

입력2026-04-20 15:03

지면 27면
레이첸 /제공=데카레코드
레이첸 /제공=데카레코드

“클래식 바이올린 연주자가 왜 ‘케이팝데몬헌터스’ 음악 쇼츠를 찍냐고요? ‘바이올린으로도 이런 게 가능하구나’는 놀라움을 통해 음악의 문을 열어주고 싶어서입니다. 그 문을 한 번 지나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클래식의 세계 깊숙이 들어오게 되죠.”

대만 출신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이 20일 서면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소셜미디어 활동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스무 살의 나이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국제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그는 6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내한 리사이틀을 갖는다.

레이 첸은 보수적인 클래식계에서 ‘별종’으로 통한다. 그는 K팝, 애니메이션 음악 등의 연주 영상을 쇼츠로 찍어 올리고, 연습 장면을 라이브 방송하는 등 소셜미디어에서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에서 총 2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어떤 곡을 연주하든 영상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것은 단 하나, 바로 바이올린의 감정과 물질성”이라며 “클래식 음악은 박물관 유리 너머의 유물이 아니라 강렬한 힘을 가진 살아 숨 쉬는 예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숏폼 콘텐츠는 단 몇 초 만에 수백만 명에게 바이올린과 클래식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라며 “그중 일부라도 더 호기심을 갖게 된다면 내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공연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역시 청중과의 교감이다. 그는 “요즘 관객들은 아름다운 무엇인가를 지켜보는 수동적인 관찰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자가 되길 원한다”며 “시간과 비용을 들여 공연장을 찾을 이유를 제공하는 것이 연주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레이 첸은 스포츠 관람을 예로 들었다. “스포츠 경기는 TV로도 편안하게 볼 수 있지만 사람들은 경기장을 찾습니다. 직접 뛰지 않아도 경기의 일부가 되고 싶어서죠. 라이브 콘서트도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관객이 감정을 함께 느끼고 공연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연주자의 사명입니다.”

그가 직접 음악 연습 앱 ‘토닉(Tonic)’을 개발한 것도 연결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토닉은 누구나 온라인 라이브 연습실을 열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듣거나 같이 연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그는 “어린 시절 스즈키 교육법으로 바이올린을 배울 때, 선생님 집 바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서로 번갈아 가며 연주를 들어주던 기억을 떠올리며 만들었다”며 “음악은 함께할 때 더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내한 공연의 프로그램은 바흐의 파르티타부터 사라사테, 모차르트, 그리그, 비제의 카르멘 환상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와 스타일을 아우른다. 내면으로 깊이 파고드는 바흐와 외향적 에너지로 가득한 사라사테는 성격이 크게 대비된다. 그는 리사이틀을 ‘코스 요리’에 빗댔다. “한 자리에서 다양한 음악의 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바이올린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범위를 탐구하고 싶다”고 했다.

100년 뒤 바이올리니스트에게 남기고 싶은 영상을 묻자 그는 시벨리우스와 코른골트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추천했다. 그는 “두 작품 모두 깊은 감정의 층위를 지니고 있고, 동시에 매우 대담하고 예측하기 어렵기에 어떤 시대를 넘어서도 울림을 가질 수 있는 음악”이라며 “후대 사람들은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감정을 담아낼 음악을 필요로 할 것이고, 클래식 음악은 그 여정에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첸 / 제공=데카레코드
레이첸 / 제공=데카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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