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백 2.96초 뜨자 “헌쿠!” 탄성…풀파티장 된 中 지커 발표장
中 지커 플래그십 SUV ‘8X’ 출시회 가보니
포르쉐 등 독일차에 가속도 앞서
배터리 9분만에 20%→80% 충전
자율주행으로 대형주차장서 출차
사람이 몰때보다 압도적으로 빨라
AI비서가 운전자 기념일 선물 추천
럭셔리 전략 앞세워 연내 韓 상륙
입력2026-04-20 17:50
수정2026-04-21 08:20
지면 10면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테스트 결과는 불과 2.96초. 세계에서 가장 빠른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입니다.” “헌쿠(很酷·멋져)!”
이달 17일 공항에서 차로 30분가량 달려 도착한 중국 저장성 닝보시 인저우구 국제회의중심. 닝보 최대의 자연 명소인 ‘둥첸후(東錢湖)’를 건물 한가운데 품고 있는 이곳은 평소에는 더할 나위 없이 한적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석양 아래 화려한 조명이 호수와 고급 SUV 10여 대를 비추는 가운데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인증샷’을 찍기 바빴다.
초호화 풀파티를 연상시키는 이 행사의 정체는 지리차그룹 산하 전기차 브랜드 지커의 ‘8X’ 출시 발표회였다. 지리차그룹은 지난해 테슬라를 제치고 중국 판매량 2위에 오른 업체다. 이날 중국·해외 매체와 인플루언서, 전 세계 협력 업체 등 1200여 명을 초대해 1시간 30분가량 진행한 행사에서는 지커가 신기술을 제시할 때마다 족히 스무 차례 넘게 환호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지커는 이날 공개한 8X를 ‘럭셔리 플래그십’으로 규정하며 독일차를 경쟁 상대로 지목했다. 전 세계 양산차 최초로 3모터 ㎿(메가와트)급 전동 시스템을 탑재했다며 BMW와 포르쉐 동급 모델과 제로백 성능을 비교했다. 테스트 결과 지커 8X는 2.96초를 기록한 반면 BMW X5 M은 3.92초, 포르쉐 카이엔은 6.12초였다. 총출력은 1030㎾. 약 1400마력으로 람보르기니 V8 엔진보다 강하다는 설명이다.
배터리 성능도 과시했다. 900V 고전압 플랫폼과 초고속 충전 기술을 바탕으로 영하 30도의 혹한에서도 배터리를 20%에서 80%까지 9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거리 주행을 고려해 차량 내부에 최고 출력 145㎾의 충전기를 별도로 탑재했다는 점도 내세웠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독일차를 이미 뛰어넘었다고 자신했다. 최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인 ‘첸리 하오한 4.0’을 적용했으며 고급형 모델을 선택하면 5개의 라이다 칩과 1400TOPS 수준의 연산 성능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4단계 중 상위인 레벨3(L3) 직전 수준이 가능하다. 실제 시연에서는 낯선 대형 주차장에서 출구를 찾는 속도가 사람보다 빨랐다. 비좁은 주차장에서 손짓만으로 차량을 불러내는 기능도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차량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슈퍼 EVA’를 두뇌로 지닌 8X는 인간의 개입 없이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게 지커 관계자의 설명이다. 갑작스러운 교통 통제가 발생하면 스스로 경로를 바꾸고 이용자의 결혼기념일까지 기억해 깜짝 선물을 살 만한 가게를 추천하는 식이다. 간자웨 지리차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기존 럭셔리 브랜드는 이 정도 수준의 스마트 통합을 구현할 수 없다”며 “기존 타사 브랜드 충성 고객들을 우리의 신에너지 럭셔리카로 끌어오겠다”고 말했다.
지커는 8X를 올 하반기부터 해외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행사 장소를 본사가 있는 항저우가 아니라 연구개발(R&D) 및 생산 거점이자 수출 전진 기지인 닝보로 정한 것도 이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간 CEO는 “지난해 선보인 9X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개발했고 8X 역시 글로벌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커는 중국 완성차 중에서도 럭셔리 전략을 앞세워 5대륙 모두에 진출한 유일한 브랜드로 한국 시장에도 연내 정식 출격한다. 한국법인 대표에는 임현기 전 아우디코리아 사장을 선임했다. 첫 출시 모델은 7X로 정해졌지만 8X 역시 유력한 후속 모델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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