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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테마주로 빛 발하는 ‘광통신’

■유진환 삼성자산운용 상품전략담당 상무

입력2026-04-20 18:06

지면 21면
유진환 삼성자산운용 상품전략담당 상무
유진환 삼성자산운용 상품전략담당 상무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경쟁은 전세계 산업 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초기 시장은 엔비디아로 대표되는 연산용 반도체에 집중됐고, 이후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막대한 전력 인프라로 관심이 옮겨갔다.

최근에는 ‘데이터 병목현상’이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아무리 빠른 두뇌(GPU)와 충분한 전력이 확보돼도, 이를 연결하고 데이터를 전송할 인프라가 부족하면 AI 성능은 크게 저하될 수밖에 없다. 미국을 중심으로 광통신 네트워크가 새로운 투자 테마로 급부상하는 배경이다.

과거 데이터센터 내부 통신은 전기 신호 기반의 구리선이 중심이었지만, 현재 AI 전용 데이터센터는 빛을 이용한 광통신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추세다. AI 모델이 커질수록 수만 개의 GPU를 하나로 묶는 ‘클러스터링’ 기술이 중요해진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지연 없이 처리하려면 구리선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는 광섬유와 광트랜시버가 필수적이다. 최근 북미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설비투자 흐름을 보면 네트워크 장비 내 광통신 부품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칩과 서버를 잇는 통로가 구리에서 빛으로 바뀌는 ‘광학 혁명’이 진행 중인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에서도 확인된다. 광통신 기업 루멘텀은 2028년까지 공급 물량이 이미 대부분 채워졌고, 메타는 코닝과 2030년까지 최대 60억 달러 규모의 광케이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동영상 AI까지 확장되는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하려면 광통신망 확충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투자 측면에서 광통신 밸류체인은 반도체처럼 높은 성장성을 보이면서도, 대규모 통신망 구축이라는 수주 산업의 안정성도 함께 갖는다. 성장성과 하방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 매력적인 테마로 볼 수 있는 이유다.

다만 개인 투자자가 미국 광통신 밸류체인에 직접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기술 자체를 이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개별 기업을 일일이 분석하고 매수하는 과정에는 상당한 번거로움과 리스크가 따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미국 AI 광통신 핵심 기업들에 한 번에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특히 ETF 투자는 개별 기업의 리스크는 분산하면서 섹터 전체 성장을 추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기술 장벽이 높고 성장이 빠른 광통신 밸류체인 투자에 적합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AI 투자의 흐름은 ‘점’에서 ‘선’으로 확장되고 있다. 개별 칩의 성능(점)을 넘어, 그 칩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선)의 효율성이 전체 시스템의 가치를 좌우하는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데이터가 흐르는 ‘빛의 고속도로’에 새로운 투자 지도가 그려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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