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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 복귀’ 계좌의 불편한 성적표

장문항 마켓시그널부 기자

입력2026-04-20 18:07

지면 30면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뉴스1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뉴스1

“절세 혜택은 매력적인 것 같은데 미장 투자를 포기할 정도인가 싶습니다.”

서학개미의 ‘유턴’을 위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가 지난달 말 출시된 이후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나오는 반응이다. RIA는 해외주식 투자로 벌어들인 수익을 국내 시장에 재투자하면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가입 계좌 수는 출시 한 달도 안 돼 14만 좌를 넘어섰고 누적 잔액도 8000억 원을 돌파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다만 표면적인 성적표와 실제 체감 사이의 간극은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계좌당 평균 잔액은 600만 원대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이는 1인당 한도(5000만 원)의 12% 남짓한 수준이다. 전체 몸집은 빠르게 불어났지만 투자자들의 ‘머니 무브’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은 제도 설계와 맞닿아 있다. RIA의 혜택은 특정 기준일 이전 보유 해외 주식에 한해 적용되고 매도 시점과 재투자 시점에 따라 공제율이 달라진다. 특히 다음 달 말까지 매도 시 양도세 100% 공제라는 시한이 설정돼 있어 투자자는 전반적인 투자 전략에 앞서 매도 시점부터 고려하게 된다. 절세 혜택은 분명히 매력적이지만 투자의 본질인 수익률이 세제 요건에 가려 뒷전으로 밀려나는 셈이다.

더구나 RIA 이외 계좌에서 해외주식이나 해외 투자 상장지수펀드(ETF)를 추가로 매수할 경우 세제 혜택이 줄어든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절세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전략을 조정할 수밖에 없고 투자 판단이 제도에 종속되면서 자산 배분의 선택 폭도 자연스럽게 좁아지게 된다.

투자자의 의사 결정은 시장 방향성에 대한 확신으로 움직이고 자금은 설득이 아니라 성과를 따라 흐른다. 정책으로 설계된 세제 혜택은 투자의 결정을 보완할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방향 자체를 바꾸는 동인이 되기는 어렵다.

현재 RIA는 ‘왜 국내 증시로 돌아와야 하는지’에 대한 논리보다 ‘돌아오면 혜택을 준다’는 메시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현재의 외형적 성과가 단기 유인에 따른 반응이라면 자금 흐름 역시 언제든 둔화할 수 있다. RIA의 인기몰이가 어딘가 어색한 이유는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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