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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조선소, 현대차는 3륜 EV 개발…李 “최적의 협력 파트너”

■韓·인도 정상회담…‘경제협력 고도화’ 공동성명 채택

양국 기업인 600명 비즈니스포럼

미래산업 대규모 투자·합작 구체화

장관급 산업협력委 신설 현안 논의

자주포 등 방산사업도 단계적 확대

입력2026-04-20 20:21

수정2026-04-20 23:31

지면 5면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왼쪽) 여사가 20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 방문 공식 환영식에서 드로우파디 무르무(〃 두번째)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총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왼쪽) 여사가 20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 방문 공식 환영식에서 드로우파디 무르무(〃 두번째)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총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불확실성의 시대 속 상호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는 최적의 전방위 협력 파트너”로 규정했다. 인도를 단순 수출시장을 넘어 한국 산업의 미래 성장축이자 공급망·생산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경제 협력 전담반을 설치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양국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경제 협력 고도화와 역내 평화, 글로벌 현안 대응 등을 담은 ‘한·인도 정상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를 구체화한 무대는 양국 기업인 600여 명이 참석한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기업인들은 인도 재계와 연쇄 회동을 갖고 대규모 투자와 합작 사업을 잇달아 내놓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포스코홀딩스의 대형 투자다. 포스코홀딩스는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과 현지 일관제철소 구축을 위한 합작사에 약 72억 9000만 달러(약 10조 7600억 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합작투자계약(JVA)을 체결했다. 양 사는 인도 오디샤주에 연간 600만 톤 규모의 상하 공정 일관 생산 체제를 갖춘 제철소를 세울 계획이다. 포스코가 2004년 인도 진출을 선언한 지 20여 년 만에 대규모 현지 투자 결실을 보게 된 셈이다.

현대차는 인도 오토바이 생산 업체 TVS모터컴퍼니와 손잡고 3륜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 생산 기반에 더해 현지형 미래 모빌리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현대차는 인도법인(HMI)을 통해 연간 70만 대 안팎의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를 생산하고 있다.

2135A05 한-인도 주요 기업 MOU 35판
2135A05 한-인도 주요 기업 MOU 35판

HD현대도 인도 조선 산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인도 타밀나두주 정부가 추진하는 조선 산업 프로젝트와 연계해 사가르말라금융공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신규 조선소 구축을 위한 중앙·지방정부 지원 방안과 합작법인(JV) 지분 구조 협의 사항 등을 명문화한 것이다. 조선업 강국인 한국의 기술력과 인도의 생산 거점 확대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효성중공업과 효성굿스프링스도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했다. 효성중공업은 인도의 대형 인프라 사업을 주도하는 아다니인프라와 전력망 현대화를 위한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 협력 MOU를 맺었다. 효성굿스프링스는 인도 제이슨그룹과 마하라슈트라주에 2000만 달러 규모의 산업용 펌프 공장을 짓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 네이버도 타타그룹의 정보기술(IT) 계열사 타타컨설턴시서비스(TCS)와 손잡고 인도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

정부도 기업 투자에 제도적 뒷받침을 더했다. 양국은 산업협력위원회를 신설해 교역·투자 현안을 논의하고 조선, 원전, 핵심 광물 등 전략 분야 공동 사업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이 밖에 항만, 문화 콘텐츠, 디지털, 중소기업, 과학기술, 철강, 금융, QR코드 결제 연동 등을 포함해 정부 간 15건의 MOU도 체결했다. 양국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정 협상에도 착수해 2027년 상반기까지 타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정부 지원과 기업 투자가 맞물리면서 철강·조선·모빌리티 등 제조업 핵심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인도의 시장, 인력, 생산 기반을 결합한 새로운 공급망이 구축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도 공동 언론 발표에서 “장관급 경제 협력 플랫폼인 산업협력위원회를 신설해 무역과 투자뿐 아니라 핵심 광물, 원전, 청정에너지 등 전략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력 범위는 경제를 넘어 안보·방산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인도에 수출한 K9 자주포를 언급하며 “지난해 4월 체결된 ‘K9 바지라’ 2단계 사업 계약은 제조 공정의 60% 이상을 인도 현지에서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며 “한국은 인도의 국방 장비 독자 생산·운영을 계속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국산화 수요와 한국 방산의 현지화 전략이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양국 정상 외교와 기업 투자가 맞물리면서 한·인도 관계가 단순 교역을 넘어 공급망, 제조, 방산, 해양 안보를 포괄하는 전략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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