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소유권 80%로 완화…속도내는 지주택 사업에 수도권 10만가구 공급 기대
국토부, 지주택 피해 예방·사업 정상화 방안 발표
지주택 조합원 조건 완화 및 대행사 등록제로 관리감독
수도권에만 지주택 사업장 300곳에 달해
부실 사업은 정리…추가피해 차단
입력2026-04-21 07:01
지면 22면
국토교통부가 20일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의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을 현행 95%에서 80%로 낮추고, 조합 업무 대행업체에 등록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지역주택조합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잦은 사업 지연과 낮은 성공률로 ‘지옥주택’이라는 오명이 붙은 지주택 피해를 예방하고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토지 확보 기준 80%로 완화…사업 속도 1년 앞당긴다
현행 지주택 사업은 토지 소유권의 95%를 확보해야 사업계획 승인이 가능하다. 일반 주택건설사업의 80% 기준보다 훨씬 높은 문턱 탓에 전국 618개 지주택 현장의 51.2%가 초기 단계인 ‘모집 신고’에 묶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이 기준을 일반 주택건설사업과 같은 80%로 맞춰 사업 추진 속도를 약 1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알박기 차단 조치도 함께 마련된다. 업무대행사 등이 보유한 토지에 대해서는 보유 기간과 관계없이 매도청구권을 부여해, 소수 토지 소유자가 사업 진행을 막고 과도한 매도 대가를 요구하는 행위를 막기로 했다.
원주민 조합원 자격 완화…투기는 차단
사업지 내에서 2년 이상 주택을 보유하고 1년 이상 거주한 토지 소유자에게는 기존 85㎡ 이하 1주택 요건을 적용하지 않는다. 원주민의 재정착을 돕되, 투기나 지분 쪼개기를 막기 위해 모집신고 신청일 기준으로 주택 보유 2년, 거주 1년 요건을 유지하기로 했다.
지주택 사업의 고질적 분쟁 원인인 공사비 증액 문제도 손본다. 시공사가 최초 공사비 대비 5% 이상 증액을 요구하는 경우 한국부동산원 등 전문기관의 검증을 의무화한다. 시공사 선정에는 경쟁입찰을 의무화하고, 시공사와 공동 시행 없이 조합이 단독으로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한다.
조합 정보 공개 범위도 구체화된다. 기존에는 포괄적 규정으로 인해 조합이 중요 정보를 누락하거나 공개 범위를 임의로 축소하는 문제가 잦았다. 앞으로 조합원이 정보 공개를 청구하면 공개 자료 범위를 명확히 특정하도록 한다.
부실 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한 ‘대행업 등록제’도 도입된다. 자본금과 전문인력 등 일정 기준을 갖춘 업체만 조합 업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국 30만 가구 사업 추진 중…제도 안착이 관건
현재 전국에서 30만 가구 규모의 지주택 사업이 진행 중이며, 이 중 수도권이 10만 가구, 서울이 약 5만 가구를 차지한다. 정부는 지주택 사업을 재건축·재개발과 나란히 주요 주택 공급 수단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실효성을 담보하려면 제도 안착이 선결 과제라고 지적한다. 공사비 검증 절차가 길어질 경우 오히려 사업 지연을 심화시킬 수 있고, 부실 조합 정리도 지자체의 엄격한 현장 관리 없이는 실질적인 집행이 어렵다는 우려다.
두성규 목민경제연구소 대표는 “선언적으로 규정만 바꾼다고 되는 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이 책임 있게 감독해야 한다”며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현장 관리를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옥진 전국지역주택조합총연합회장은 “땅값이 계속 오르는 만큼 분담금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어, 브릿지론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용이 가능하도록 추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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