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진주 집회 참변’ 경찰 진상조사...갈등 격화 조짐
노동계 ‘원청 책임’ 공세
입력2026-04-21 09:00
BGF리테일에 공동교섭을 촉구하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집회 도중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전담 수사팀을 꾸려 진상 규명에 착수했다. 노동계는 원청인 BGF리테일의 책임과 공권력의 과잉 진압을 주장하며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이다.
21일 경찰과 노동계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32분경 경남 CU 진주물류센터 앞 집회 현장에서 2.5톤 화물차가 참가자들을 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화물연대 소속 50대 조합원 1명이 끝내 숨졌다. 다른 조합원 2명도 각각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해당 화물차 운전자를 특수상해 혐의로 긴급체포하는 한편 경남청 광역수사대에 전담팀을 구성한 상태다. 경찰청 감사관실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현장 대응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진상 조사를 병행할 방침이다. 고인의 유가족에 대해서는 심리상담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사고를 “자본과 공권력이 노동자를 짓밟은 참사”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정당한 투쟁을 죽음으로 몰고 간 CU와 경찰을 규탄한다”며 “무리하게 농성을 진압한 것도 모자라 자본의 편의를 봐주느라 노동자의 생명을 앗아갔다”고 비판했다. 화물연대 측은 그간 원청인 BGF리테일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장시간 운송과 저임금 체계 개선을 주장해왔다.
해당 집회에 참여한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BGF리테일에 납품되는 물품을 운반하는 배송 기사들이다. 이전까지는 사실상 개인사업자로 분류돼왔다. 회사 측은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부터 운송사와 개별 기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계약 구조상 직접 교섭에 나설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동계는 실질적인 근로 조건을 원청이 좌우하는 만큼 교섭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맞선다.
고용노동부는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관계 부처와 함께 취약한 지위에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도 스스로의 권익 보장을 위해 이해관계자들과 대화·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등에 해당된다고 보고 노란봉투법이 아닌 별도의 소통 경로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그동안 화물연대가 개인사업자들의 단결로 구성된 법외노조인 만큼 직접 중재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노동부는 이번 집회 전까지 화물연대가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에 아무 문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노란봉투법에 따른 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인정 절차도 밟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노동계 일각에선 지난해 화물연대의 합법적 노조 지위를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이 일부 나오면서 이들의 교섭권 등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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