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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색한 A등급 평가…혁신기술 보유해도 특례상장 어려워

[기술성 평가 난이도 상향]

거래소 우량기업 유치 기조 맞춰

평가기관, 엄격 관리에 탈락 속출

올해 증시 신규입성 기업 감소할듯

입력2026-04-21 17:49

수정2026-04-21 18:39

지면 5면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뉴스1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뉴스1

자회사 기업공개(IPO)가 원천 봉쇄된 가운데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상장도 난항에 빠졌다. 한국거래소 심사에 앞서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기술성 평가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되면서다. 우량 기업 유치 기조에 맞춰 거래소가 전문 평가기관들을 엄격히 관리함에 따라 통과 마지노선인 A급을 받기 까다로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심혈관 진단 목적 의료기기를 만드는 에이아이메딕은 최근 기술성 평가에서 고배를 들었다. 적자지만 기술력에 강점을 지닌 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전문 평가기관 두 곳으로부터 ‘A, BBB’ 이상의 등급을 받아야 하나 기준에 미달했다.

올해 들어 이처럼 기술성 평가에서 낙오하는 사례가 번번이 나오고 있다. 뇌질환 신약 개발사 소바젠, 자율주행 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도 ‘BBB, BBB’를 받아 상장 작업을 일시 연기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술성 평가에서 A등급을 받는 것이 까다로워졌다”며 “주관사 사이에서는 통과 확률을 절반 정도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도 기술성 평가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깐깐해졌다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사업 모델이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술력을 평가하는 잣대도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한 뒤 올해 다시 준비에 나선 한 발행사 관계자는 “향후 회사 제품에서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논리를 보강하도록 피드백을 받았다”며 “시장성뿐만 아니라 기술력을 평가하는 기준도 빡빡해진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전문 평가기관에 대한 거래소의 엄격한 관리 기조가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평가기관들은 자율적으로 기술 평가를 담당했지만 시장에서는 기준이 모호하고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줄곧 제기돼 왔다. 이를 감안해 거래소는 지난달 평가 품질이 낮은 기관을 선별하는 차원에서 평가기관 수를 종전 26곳에서 16곳으로 축소했다. 올해 9월까지 전문 평가 제도 운영 체계 전반에 대한 연구 용역을 실시하는 것도 평가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이려는 의도다.

정부는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한 만큼 우량 상장사 유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거래소는 증권사 IPO 실무진에 신규 상장사들의 확정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최소 1000억 원은 넘어야 안정권이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올해 증시에 입성하는 상장사 수는 전체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가운데 기술특례상장에 나선 업체의 수는 평균 40%로 집계됐다.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상장 통로가 좁혀진다면 신규 상장사는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증시 진입 문턱을 낮춰 코스닥 시장을 ‘다산다사’ 구조로 만든다는 취지에 반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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