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살상무기 수출 허용...전쟁지역에도 족쇄 풀어
[취임 6개월 우경화 가속]
국회 승인 없이
NSC 심사만으로
수출 여부 판단
공동개발 무기도
제3국 수출 가능
입력2026-04-21 17:45
지면 10면
일본 정부가 살상 무기 수출을 허용한다. 비전투 목적으로 한정했던 무기 수출 규정을 폐지하면서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6개월 만에 70%에 달하는 지지율을 등에 업고 우경화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각의(국무회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방위 장비에 대한 이전 3원칙과 운용 지침을 개정했다. 방위 장비 완제품의 수출을 5개 유형의 비전투 목적으로 한정했던 수출제한 규정을 철폐하고 살상 능력이 있는 무기 수출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총리와 관방장관·외무상·방위상이 참석하는 NSC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안보에 필요하다면’ 전투 중인 국가로 무기 수출도 가능해졌다. 타국과 공동으로 개발하는 무기도 일본의 안보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전투 중인 제3국에 판매할 수 있다.
2차 대전 이후 일본 안보 전략의 근간이 된 헌법 9조 ‘평화주의’ 족쇄를 다카이치 총리가 완전히 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적 스승인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4년 5가지 유형에 한정해 방위 장비 수출을 허용하기 시작했는데 다카이치 총리가 제한마저 없앤 셈이다.
다카이치 정부는 나아가 헌법 9조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전쟁 가능 국가’가 되겠다는 의미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달 자민당 당대회에서 “헌법에 왜 자위대를 적으면 안 되느냐”며 “당연히 헌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자위대가 최근 미국·필리핀이 주도한 다국적 연합훈련 ‘발리카탄’에 사상 처음으로 참여한 것을 두고 군국주의 부활 신호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다카이치 정부는 일본판 미 중앙정보국(CIA)인 ‘국가정보국’ 신설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여론은 개헌에 우호적이다. 우익 성향인 산케이신문의 여론조사(1006명 대상)에서 응답자의 59.3%가 헌법에 자위대를 명시하는 데 찬성해 반대(31.3%)보다 많았다.
우경화 가속화의 발판은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높은 지지율이다. 자민당은 올 2월 치러진 총선에서 개헌 발의선(의석 3분의 2)을 넘길 정도로 압승을 거뒀다.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로 높아진 불만에도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평균 50~60%이고 FNN 조사 결과는 70%였다. 일본 내 여론은 미국의 강한 압박에도 끝까지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저지하는 등 외교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가 톱다운식 의사 결정을 선호해 여당인 자민당과도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점은 돌발 변수다. 닛케이는 “헌법 개정은 외교와 달리 ‘관저(총리) 주도’로만 진행할 수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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