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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전력기기·재건 주도 실적랠리…지수 상단 더 열어라”

■코스피 6388 사상 최고…증권가 전문가 긴급 진단

“반도체 실적개선에 유동성 회복

종전 기대 속 유가 변동성도 완화”

저평가 매력으로 8000선 전망도

“매수세 지속”“추세적 전환 제한”

외인 수급엔 낙관·신중론 엇갈려

입력2026-04-21 18:02

수정2026-04-21 23:35

지면 19면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오승현 기자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오승현 기자

코스피가 미국·이란 전쟁의 충격을 딛고 전고점을 돌파하자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과 유동성 유입 기대가 맞물려 지수 상단이 한층 더 열릴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만 외국인 수급의 복귀 강도와 고유가 흐름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의 지속 여부를 두고는 시각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21일 서울경제신문이 주요 증권사 전문가 4인을 상대로 긴급 증시 진단을 실시한 결과 이번 코스피 상승의 핵심 배경으로는 종전 기대감과 반도체 중심의 이익 전망 상향이 꼽혔다. 전쟁 충격으로 주가가 밀리는 동안에도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오히려 상향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됐고 이는 지수 상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랠리를 단순 반등이 아닌 ‘실적 장세’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시장의 기업 이익 증가 폭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연초 공격적으로 제시했던 지수 상단(7900포인트)보다 더 열어두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쟁 국면에서 눌렸던 투자심리가 종전 기대감과 함께 회복됐고, 최근 확인되는 기업 실적도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면서 지수 레벨 자체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최근 골드만삭스(8000)와 JP모건(8500)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코스피 상단을 높여 잡았다.

이 같은 이익 추정치 상향에 더해 저평가 매력이 동시에 반영되는 장세라는 진단도 나왔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잠정 실적을 통해 반도체 펀더멘털이 견조하다는 점이 확인됐고, 주가가 눌리는 동안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더욱 커졌다”며 “중동 사태가 다시 악화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어닝 시즌을 소화하면서 추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코스피가 랠리를 이어갈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백 센터장은 “상반기에 종전이 이뤄지고 추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덜어낸다면 단기적으로 ‘오버슈팅’ 가능성도 있다”며 “공식 전망은 7500대 수준이지만 시장 분위기와 실적 흐름을 감안하면 8000 선까지도 열어둘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유가 상승분이 하반기 기업 실적에 점차 반영될 경우 상승 탄력이 둔화될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업황이 유지되더라도 이익률 측면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의 중심축은 여전히 반도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인 가운데 주변 유망 섹터로 확산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인프라 수요 증가로 전력 기기와 원전 등 관련 업종이 부각됐고, 전쟁 이후 재건 수요 기대가 반영되며 건설 및 기계 업종으로도 투심이 몰리고 있다.

외국인의 수급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렸다. 외국인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36조 원에 가까운 역대 최대 매도 규모를 기록했고 최근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그간 지수가 상당 폭 오른 만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차원에서 추세적인 ‘사자’ 전환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특히 고유가와 고환율 환경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이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부문 대표는 “당장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돌아오는 국면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기존 포지션 대비 비중을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가 남아 있지만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차익 실현성 대응도 병행될 수 있다”고 했다. 국내 수급이 지수를 떠받치는 동안 외국인은 공격적 재진입보다 포지션 관리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향후 시장 흐름의 분기점은 주요 반도체 기업과 미국 빅테크의 실적, 가이던스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주 예정된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글로벌 AI 기업들의 투자 계획과 수요 전망이 확인될 경우 현재의 상승 흐름이 이어질지가 가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분간 투자 전략은 주도 업종 중심의 접근이 유효하다는 조언 속에 단기 급등 이후에는 실적 개선 속도 대비 주가 수준을 점검하며 선별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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