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주거 넘어 도시단위 기획…서울 복합개발 판 바꿔
[도시의 미래를 짓는다]
<4> IPARK현대산업개발
광운대역세권·수원 권선동 등
블록 통째 설계해 생활권 재편
지난해 정비수주액 260% 급증
디벨로퍼 역량 앞세워 재도약
입력2026-04-21 18:05
지면 22면
서울 용산역과 직결된 아이파크몰에는 연간 4000만 명이 드나든다. KTX 승객이 개찰구를 나서면 쇼핑몰로 이어지고, 주변에는 호텔과 업무시설이 맞물린다. 코엑스의 2.3배 규모인 이 건물에는 역사(驛舍)와 쇼핑몰, 업무단지의 경계가 없다. IPARK현대산업개발이 30년 가까이 다듬어온 복합개발 철학을 한 공간에 압축한 결과물이다. 이 회사는 역세권과 철도부지 등에 도시의 일부를 설계하는 명실상부한 디벨로퍼다.
아이파크(IPARK) 브랜드는 2001년 탄생했다. 국내 아파트 브랜드 경쟁이 막 달아오르던 시점이었다. ‘I’는 혁신(Innovation)을, ‘PARK’는 도시 속 열린 생활 무대를 상징한다. 단지 하나를 분양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주거와 문화, 생활 인프라가 어우러진 생활권 전체’를 기획하겠다는 포지셔닝이다.
브랜드의 힘은 숫자로 증명됐다. 2004년 준공한 삼성동 아이파크는 10년 넘게 강남 고가 아파트의 바로미터 역할을 했다. 2014년 KB국민은행 통계에서 3.3㎡당 가장 비싼 아파트로 꼽혔다.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에 들어선 해운대 아이파크는 72층 초고층 주상복합에 오피스·쇼핑몰을 결합한 해양레저 복합단지다. 2008년 분양 당시 3.3㎡당 4500만 원에 달하는 펜트하우스에 최고 96대 1의 청약 경쟁률이 몰렸다.
아이파크는 특히 도시 단위 기획에서 빛났다. 다른 건설사들이 한강변 하이엔드 주거를 내세운다면 아이파크는 도시 한 블록을 통째로 설계했다. 수원 권선동 100만㎡ 부지를 6500여 가구 미니 신도시로 조성한 수원 아이파크 시티, 노원구 광운대역 철도부지 15만㎡를 총사업비 4조5000억 원 규모 복합 타운으로 바꾸는 H1 프로젝트(광운대역세권 개발)가 대표적 사례다. H1 프로젝트의 첫 결실인 ‘서울원 아이파크’는 지하 4층~지상 49층, 8개동 303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 84㎡ 분양가가 최고 14억1400만 원, 펜트하우스(244㎡)는 48억 원 이상으로 인근 장위뉴타운보다 높게 책정됐음에도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다음 무대는 용산이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용산정비창 전면 제1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하며 HDC용산타운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하 6층~지상 38층, 아파트 777가구·오피스텔 894실 규모다. 용산역전면 공원 지하 복합환승·상업공간을 30년간 직접 운영하는 사업권도 확보했다. 기존 용산 아이파크몰과 철도병원부지까지 묶으면 용산역 일대가 단일 브랜드 타운으로 재편된다.
회사의 탁월한 도시 기획 역량은 실적에서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규모뿐 아니라 수익성과 수주 품질 모두 변곡점을 맞았다. 2021~2024년 1조~1조5000억 원대에 머물던 도시정비 수주액은 지난해 4조8012억 원으로 260% 급증하며 업계 5위로 뛰어올랐다. 용산 전면1구역 9244억 원 수주가 질적 전환점이었다. 자체사업 매출도 956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8.6% 늘었고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486억 원, 전년 대비 34.7% 성장했다.
브랜드 전략도 전면 개편됐다. 2026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HDC현대산업개발’에서 ‘IPARK현대산업개발’로 바꿨다. 아이파크몰·아이파크신라면세점·호텔아이파크·아이파크스포츠·아이파크리조트 등 라이프 부문 계열사 9곳이 일제히 IPARK를 전면에 내세웠다. 현산 관계자는 “아이파크는 단순한 주거 브랜드가 아니라 고객의 하루 일상 전체를 설계하는 라이프 플랫폼”이라며 “용산·광운대·해운대를 잇는 아이파크 벨트를 통해 도시 디벨로퍼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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