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듣기

  • 글자 크기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기사 공유

  • 북마크

  • 다크모드

  • 프린트

네이버 채널구독

다음 채널구독

무기징역 → 징역 7년 감형…‘악귀 퇴치’라며 조카 숯불 살해했는데, 왜?

입력2026-04-22 04:30

기사와 무관한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기사와 무관한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무기징역 → 징역 7년형.

악귀를 퇴치해야 한다며 조카를 숯불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8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대폭 감형됐다. 법원은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죄명을 상해치사로 변경했다.

서울고등법원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정승규 재판장)는 21일 살인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A씨(80)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함께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자녀와 신도 등 공범 4명 역시 살인 혐의에서 상해치사로 죄명이 변경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5년부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1심에서 징역 20~2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또 살인방조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던 2명은 상해치사방조로 변경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범행에 나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라며 “공소사실은 A씨가 수익을 독점하기 위해 피해자를 제거했다고 보고 있는데 A씨는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고, 절박한 재정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오랫동안 무속인으로 활동하면서 영적 능력을 신뢰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는 일정한 신념을 공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장시간 고열의 숯을 이용한 의식을 진행해 피해자에게 심각한 화상을 입히고, 그 결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적어도 상해의 고의와 사망 결과에 대한 예견 가능성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양형에 대해서는 “범행 수단이 매우 위험하고 결과가 중대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왜곡된 신앙에 따른 판단 아래 범행에 이른 점, 피해자의 유족이 합의하고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2024년 9월 인천 부평구 한 음식점에서 숯불을 이용해 조카인 30대 여성 B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피해자가 가게 일을 그만두고 떠나려 하자 “악귀를 퇴치해야 한다”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피해자를 철제 구조물에 가둔 뒤 약 3시간 동안 숯불 열기를 가하는 이른바 ‘주술 의식’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는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 화상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숨졌다.

검찰은 이들이 무속 신앙을 내세워 신도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이른바 ‘가스라이팅’(정신적 지배)을 통해 범행에 가담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다음
이전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