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듣기

  • 글자 크기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기사 공유

  • 북마크

  • 다크모드

  • 프린트

네이버 채널구독

다음 채널구독

신지능 시대 사회 ‘복잡성’ 문제의 해결 방법[이상국의 신지능 시대 생존방략]

이상국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 책임연구위원

입력2026-04-22 15:26

이상국

이상국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책임연구위원

신지능 시대 사회 ‘복잡성’ 문제의 해결 방법을 묘사한 AI 이미지.
신지능 시대 사회 ‘복잡성’ 문제의 해결 방법을 묘사한 AI 이미지.

AI·빅데이터·사물인터넷·가상화·생물공학·뇌공학 등 4차산업혁명기술의 상호작용 속에 기존 생물 지능체에 더해 소프트·하이브리드 지능체, 지능형 로봇 등 새로운 지능체가 다수 출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사이버-물리-사회 통합 공간(Cyber-Physical-Social System, CPSS)이 형성되면서 다양한 유형의 지능체 사이에 이질적이고 비선형적인 상호작용이 일상화하는 ‘복잡한’ 신지능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러한 신지능 시대에 한 국가의 사회·경제·국방 시스템이 구성요소 간의 효율적인 협동과 이를 통한 전체 시스템의 적절한 기능의 창발, 환경 또는 다른 구성요소의 변화에 대한 적응이나 공진화(coevolution), 불확정적인 미래 상황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적으로 유지·발전하기 위해서는 복잡 시스템(complex systems) 접근법에서 그 해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신지능 시대 복잡 시스템 이론의 가장 간단한 적용은 ‘복잡한’ 사회 사무를 그 성격에 맞게 생각하고 처리하는 이른바 ‘시스템 사고’를 하는 것이다. 예컨대 시스템의 구성요소나 부분에 집착하지 않고 전체 상황을 고려한 일 처리(‘전략적 사고’), 구성요소의 적절한 조합을 통한 ‘1+1> 2’의 긍정적인 시스템 효과(‘시너지 효과’) 창출, 대규모 사업 추진 시 하위 사업을 고립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각 사업 간의 상호연계·의존관계에 기초한 전면적이고 통합적인 접근(구체적으로 AI 활용 국가·국방 대전환 전략 추진 시 AI 기술문제에만 집착하지 않고 다른 4차산업기술의 동시 발전과 융합, 과학철학·행정·법률·조직·교육·훈련을 포함한 국가 전영역의 혁신을 위한 상층설계(top-down design)와 전 부처를 아우르는 전면적인 사업 추진), 다수의 다영역(multi-domain) 유무인 시스템의 상호운용성과 합동성 보장을 염두에 둔 합동전투체계 설계, 대외정책 수립 시 미래의 불확정성을 고려한 다양한 시나리오 준비 등이 있다. 이 시스템 사고가 향후 현실 세계에서 일상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딱딱한 공학 용어로 기술되는 방식에서 벗어나고 전통적인 지혜나 인문학적인 사고와 결합해 더욱 풍부하게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신지능 시대 복잡 시스템의 둘째 적용 방법은 복잡 시스템의 원리에 기초해 새로운 사물현상을 설계하고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로는 자율 무인시스템 군집의 제어와 통제, 미래의 새로운 지능 시스템이나 작전이론의 개발이 있다. 자율 무인시스템 군집의 행동 제어는 새떼나 물고기떼의 집단행동을 모방한 메타휴리스틱(metaheuristics) 알고리즘을 통해 군집비행이나 군집잠행(潛行)을 안전하게 구현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지능 시스템 설계 시 복잡 시스템을 적용한 기존 사례로는 대형 언어모델(LLM)의 기원이 되는 심층신경망(DNN) 이론, 인간 두뇌의 스파이킹 뉴럴 네트워크(SNN)를 모방해 데이터의 저장과 처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뉴로모픽 반도체(neuromorphic chip)가 있다. 복잡 시스템 이론 기반 작전이론으로는 ‘모자이크전(mosaic warfare)’과 ‘체계작전(体系作战)’이 있다. 이중 모자이크전은 AI와 네트워크 기반 무인 시스템을 골간으로 적응적 복합 시스템(adaptive system-of-systems)을 구성하고 변화하는 전장 상황과 동원 가능한 자원에 대한 자동화·지능화 분석을 통해 임무를 동태적으로 할당하고 수행하는 작전 유형이다. 이 작전 개념은 환경에 대한 적응성, 외부의 침입에 대한 대항성(저항성), 세포의 자기수리(self-repair)·자기관리(self-management)와 같은 생물체의 복잡성을 모방하고 있다. 정보화전쟁 시대를 겨냥해 등장한 체계작전이론은 다층적으로 구성되는 작전의 제반 구성요소(단위) 간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작전능력을 창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복잡 시스템 이론의 셋째 적용은 복잡한 사회 현상의 출현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해당 현상을 제어·관리·통제하는 것이다. 복잡 시스템의 분석은 전통적으로 행위자 기반 모형(agent-based modeling)이나 복잡 네트워크이론을 이용한 모델링과 시뮬레이션 기법이 많이 활용되어왔다. 최근 행위자 기반 모형은 대규모 언어모델, 멀티모달 파운데이션 모델과 통합되면서 국제 무력충돌 분석이나 실시간 전쟁 시뮬레이션 영역에서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다층 네트워크 이론은 미시세계가 거시세계로 창발하는 과정을 밝히려는 ‘메소사이언스(mesoscience)’ 이론의 방법론이자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군사영역에서는 신지능 시대 전투력 생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출현한 다양한 AI 모델은 그 자체로 복잡한 사회현상의 해결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그래프 머신러닝은 네트워크 형식의 다양한 복잡한 사회 시스템의 구조 예측과 대응책 제시, 심층강화학습은 지식그래프(knowledge graph)나 사건그래프(event graph)와 통합되면서 특정 환경에서 인간이나 무인 시스템의 복잡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용도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Chat-GPT(언어·음성), DALL-E(시각), EVO-2(DNA), RynnBrain(로봇)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파운데이션 모델은 환각(hallucination)의 이슈가 있긴 하지만 물리·생물·사회의 복잡한 패턴을 발견하고 각 영역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상당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주요 강대국은 다양한 4산업혁명기술을 융합·활용해 사회·경제·국방 영역의 복잡 시스템 현상을 분석·제어·통제·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디지털 트윈스(digital twins)’-‘디지털 엔지니어링’과 ‘평행시스템(平行系统)’ 이론이다. 이들 이론은 여러 차이에도 AI·사물인터넷·빅데이터·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현실세계에 대응하는 컴퓨터 가상세계를 구축하고, 현실세계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활용해 가상세계에 대한 선제적인 분석·실험·시뮬레이션을 거쳐 현실의 현상과 문제를 자동화·지능화 방법으로 제어·통제·관리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강대국들은 이미 이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지휘통제 시스템을 실전에 투입해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복잡 시스템 이론은 신지능 시대 복잡한 사회문제 해결의 주요 방법론으로 주목되고 있다. 다만 ‘개방적 거대 복잡 시스템’이나 ‘복잡 적응 시스템’과 같은 일반 이론은 이론을 위한 이론 ‘메타이론’으로서 현실의 구체적이고 다양한 복잡성 문제에 직접적인 해법을 주지는 않는다. 결국 변화하는 시대 상황과 각 영역의 실제 문제에 맞는 복잡 시스템 이론과 방법을 개발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모자이크전 개념, 평행시스템 이론 등이 시사하는 것처럼 자연계나 생물체의 다양한 복잡 시스템적 특징이나 지능(intelligence) 현상, 빅데이터·사물인터넷·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4차산업혁명기술은 AI 기술만큼이나 중요한 소재나 도구가 될 것이다.

이상국의 신지능 시대 생존 방략
이상국의 신지능 시대 생존 방략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다음
이전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