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구원투수 등판했지만…홈플러스, 자금·시간 촉박
■5월 4일 회생안 가결 분수령
홈플 익스프레스 매각 앞뒀으나
대금 2000억 유입엔 수개월 걸려
사실상 자금 바닥에 유지 미지수
MBK 조직슬림화 등 회생안 재수립
메리츠증권 DIP금융 지원이 관건
입력2026-04-22 17:28
수정2026-04-22 18:01
지면 20면
하림그룹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낙점되면서 장기간 불확실성에 갇혀 있던 홈플러스 회생절차에 결정적 전기가 마련됐다. 지난해 회생절차 개시 후 1년 넘게 여러 난관에 부딪히던 상황에서 처음으로 성공적 단추를 끼우며 회생 동력을 다시 갖추게 된 것이다. 다만 운영자금이 바닥난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 가결 전까지 또 한번의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느냐가 향후 절차 지속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증권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된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매각 측은 하림그룹(엔에스쇼핑) 우협 선정을 기점으로 조직 슬림화와 자산 매각 대금 유입을 골자로 한 회생계획안 재수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계 30위 하림그룹의 탄탄한 재무 체력을 고려할 때 이번 거래의 완결성이 사실상 담보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양측은 늦어도 다음 주초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가결한다면 익스프레스 매각 후 다시 홈플러스 매각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현금이 들어오기 전 수개월간 홈플러스가 버티기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익스프레스 매각을 통해 최대 2000억 원대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이지만 본계약 체결과 자금 납입 등 실무 절차를 고려하면 대금 수령은 수개월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홈플러스의 운영자금은 사실상 바닥을 드러낸 상태다. IB 업계 관계자는 “절차상 이르면 5월 하순, 늦어지면 그 이후에나 실제 매각 자금 유입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 공백기 동안 기업 기능을 유지할 자금이 없다는 점이 회생계획안 가결의 아킬레스건”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자금난이 이어지면서 회생안에 기업 존속 당위성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특히 이번 매각으로 2400여 명의 인력이 하림그룹으로 승계될 예정인 가운데 만약 청산으로 결론이 날 경우 남은 1만 명 이상이 실업자로 전락할 것이라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익스프레스 매각이라는 실질적 돌파구를 마련한 상황에서 회사가 청산 절차를 밟는 것은 정치·경제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법원이 제시한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은 다음 달 4일이다. 물리적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도 하림이 전면에 등장한 것은 회생절차 지속이라는 채권단 설득 명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업계의 시선은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증권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이미 MBK 측이 최고경영진의 재산과 신용을 담보로 내걸며 1600억 원의 긴급 대출을 실행한 만큼 메리츠증권도 전향적으로 긴급 금융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재차 나온다.
메리츠증권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금융회사로서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해야 하는 만큼 이미 부실이 진행된 기업에 추가 자금을 투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림이라는 우량 전략적투자자(SI)가 익스프레스 인수에 다가선 상황에서 이번 긴급 지원을 거부할 경우 회생 기회를 무산시켰다는 사회적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은 부담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하림의 우협 선정으로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중요한 퍼즐이 맞춰진 격”이라면서도 “하림의 등판을 근거로 채권단이 얼마나 실효성 있는 자금 지원 물꼬를 터주느냐가 기사회생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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