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민심’ 배 띄운 정청래…‘뒤엉킨 민심’ 못 푸는 장동혁
[경남 통영 욕지도 찾은 정청래]
보수 강세 지역서 ‘김경수 띄우기’
선상 최고위선 “이순신처럼 승리”
지역상인들 “섬까지 찾아가 유세
소외된 곳 신경써 진정성 느껴져”
[강원 양양 남애항 찾은 장동혁]
김진태 후보 “결자해지하라” 면박
현장서 최고위 개최도 하루 전 취소
주민들과 만남 줄이며 조용한 행보
국힘 후보들 ‘독자 선대위’ 우후죽순
입력2026-04-22 18:06
수정2026-04-22 23:31
지면 6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논란의 방미 일정 이후 첫 지방 지원 유세에 나섰지만 현장의 후보로부터 “결자해지하라”는 매몰찬 비판을 받으면서 체면을 구겼다. 반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보수 강세 지역인 경남을 찾아 김경수 후보를 띄우며 ‘적진 공략’에 당력을 쏟아부었다. 6·3 지방선거의 주요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운동 국면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양당 지도부의 처지가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장 대표는 22일 강원 양양군을 찾아 지원 유세에 나섰지만 당 후보인 김진태 강원도지사로부터 면전에서 비판을 받는 등 비우호적인 반응만 확인한 채 돌아왔다.
김 지사는 이날 양양군의 한 어촌 마을회관에서 열린 당 선거 공약 발표 행사에 참석해 “중앙당 소식만 뜨면 열불이 나 투표를 안 한다는 시민이 많다”고 당 지도부를 작심 비판했다. 그는 “현장을 다녀 보니 ‘내가 원래 빨간 당이었는데 이번에는 중앙당을 생각하면 열불이 나 투표를 안 한다’는 사람이 많다”며 “당이 어느 정도는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장 대표는 김 지사의 ‘작심 발언’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당이 어려운 상황이라 애정 어린 말씀을 해주신 것 같다”며 “선거를 이기기 위해 중앙당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지역 주민들과의 만남을 최소화하며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일정 중 식사를 위해 찾은 식당 TV에서는 김 지사의 ‘쓴소리’ 소식을 담은 뉴스가 나왔다.
이 같은 장면은 6일 인천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를 연상케 했다. 당시 인천 지역 5선 중진인 윤상현 의원은 “인천 민심이 처참하다”며 “당 중앙이 혁신하는 비상 체제로의 전환을 원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당초 이날 장 대표는 강원 현장 최고위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하루 전 갑작스럽게 취소했다. 대신 공약 발표로 일정을 축소했는데 당 안팎에서는 지역에서 당 지도부를 향한 불만이 표출되는 모습을 우려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에서는 선거 향방을 가를 중도층의 표심 잡기에 당 지도부가 도움은커녕 역효과를 내고 있다며 거리를 두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지방 유세를 다니고, 광역·기초단체 후보가 동행하면서 선거 열기를 끌어올리는 여당 선거 전략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중앙당 조력을 거부하며 후보 중심의 선대위 구성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안철수 의원 등 경기 지역 의원들도 경기도 자체 선대위를 꾸리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대구·경북 등 당 지지세가 두터운 곳에서도 민주당의 추격을 뿌리치려면 당 지도부와 거리를 둬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경남 통영시 욕지도 앞 바다에서 선상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왜군을 물리친 이순신 장군처럼 통영과 영남 지역에서 승리하겠다”고 승리 의지를 불태웠다. 이어 배 갑판에서 바다를 등지고 앉아 오른편에 앉은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를 적극 홍보했다. 그는 김 후보를 향해 “민주당 경남 필승 카드”라며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전략을 선도하고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으로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균형발전 전략을 제시한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정 대표는 김 후보와 통영중앙전통시장을 함께 돌면서 지역 민심을 살폈다. 통영시는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혔지만 이번 당 지도부 방문에서는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멸치 등 건어물을 판매하고 있는 강 모(56) 씨는 “서울에서 여기까지, 그리고 여기서 1시간은 걸리는 욕지도까지 들어갔다고 들었다”며 “소외된 사람들까지 신경 쓰고 있다는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통영꿀빵 가게를 운영하는 최 모(45) 씨는 “태어나 처음으로 민주당을 뽑아볼까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막판으로 향할수록 양당 지지층이 결집할 것인 만큼 중도 성향의 무당층이 선거 승패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거 초판 오차 범위 밖으로 큰 우세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좁혀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보수 강세 지역에서 앞서고 있다곤 하지만 막판 보수 결집이 이뤄지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며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한 노선 전환 압박도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