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보다 실리”…스카이브릿지 포기한 신반포2차[부동산 라운지]
부피감 축소 등 서울시 요구에
공공보행로 등 개방성 강화로
통합심의 과정 조건부 통과
“지연땐 분담금만 늘어 빠른 통과 핵심”
한강변에 들어선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에서 빠지지 않은 구조물이 있다. 두 개의 동을 고층부에서 연결하는 스카이브릿지다.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와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가 대표적이다. 오는 7월 입주하는 잠원동 오티에르 반포에도 15층에 스카이브릿지와 카페가 조성됐다. 탁월한 조망권과 희소성으로 인해 한강변 재건축 단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지만 스카이브릿지 설치를 포기한 단지도 있어 관심을 모은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신반포2차 재건축 조합은 스카이브릿지를 포기하고 최근 서울시 통합심의를 조건부 통과했다. 기존 안에는 단지를 가로로 연결하는 스카이브릿지가 포함돼 있었지만 심의과정에서 삭제했다. 서울시가 “한강변이 답답해 보인다”며 매스감(부피감) 축소와 통경축 확보, 저층부 개방성 강화 등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조합은 스카이브릿지를 빼고 공공보행통로와 한강 연결 보행축, 반포대로변 문화공원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자존심과 명분을 고집하기 보다는 사업 속도를 높이는 실리를 선택했다는 평가다.
한강변 재건축 시장에서는 스카이브릿지·커튼월·초고층 설계가 랜드마크 경쟁의 상징처럼 굳어져 있었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는 추세다. 신반포19·25차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포스코이앤씨가 스카이브릿지를 포함한 특화 설계를 제안했지만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반포 한강변에서 스카이브릿지를 서울시가 허가해준 전례가 드물다”며 회의론이 나온다. 서울시가 심의 과정에서 개방감·통경축·공공성·보행 연결성을 우선시하며 과도한 특화 설계에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사업별로 경관 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스카이브릿지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며 “재난 시 피난에 도움이 되는 경우 등 다양한 요인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중층에 있어 답답함이 덜하고, 유사시 피난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서초진흥의 중층 스카이브릿지도 피난 통로로 인정돼 최근 통합 심의가 통과됐다”고 말했다.
스카이브릿지는 공사비를 수백억 원가량 끌어올리는 데다 구조안전 검토와 유지관리 비용, 공사기간 증가를 수반한다는 단점도 있다. 최근 공사비 급등과 금융비용 증가로 사업 지연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조합 입장에서는 스카이브릿지를 고집할 경우 심의가 지연되고 결과적으로 분담금이 늘어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몇 달만 사업이 늦어져도 금융비용과 공사비 인상분이 불어나는 탓에 화려한 조감도보다 빠른 인허가와 착공이 더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압구정·성수·서초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도 서울시 요구에 맞춰 앞동 층수를 낮추거나 통경축을 넓히고 공개공지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조정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누가 더 화려하게 짓느냐’가 경쟁 요소였다면 지금은 ‘누가 더 빨리 심의를 통과하고 사업을 진척시키느냐’가 핵심이 된 것이다. 정비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스카이브릿지를 고집하다 심의가 보류될 경우 조합이 감당해야 할 사업 리스크는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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