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향후 3년 HBM 수요가 공급 상회…HBM4E 하반기 샘플 출하·내년 양산 [컨콜 종합]
사상 첫 매출 50조 돌파…영업이익률 72%
터보퀀트 우려 일축…“수요 폭발 촉매제”
공급과잉 선 긋고 용인 클러스터 속도전
입력2026-04-23 10:31
수정2026-04-23 14:19
SK하이닉스(000660)가 향후 3년간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자체 생산 능력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며 장기적인 공급자 우위 시장을 예고했다. 폭발적인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발맞춰 올 하반기 10나노급 6세대(1c) 공정 기반의 7세대 제품(HBM4E) 샘플을 출하하고 2027년 본격 양산에 돌입해 HBM 주도권을 확고히 수성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23일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52조 5760억 원, 영업이익 37조 61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8%, 영업이익은 405% 급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분기 영업이익률은 제조업 기업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72%를 기록했다. 삼성전자(43%)는 물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이번 실적을 견인한 핵심은 AI 인프라 확산에 따른 고부가 제품의 판매 확대다. 평균판매단가(ASP)가 D램은 전분기 대비 60%대 중반, 낸드는 70%대 중반까지 치솟으며 수익성이 극대화됐다. 낸드 사업 역시 대용량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가 폭증하며 D램과 함께 실적 상승의 쌍두마차 역할을 했다. 당기순이익은 환율 상승 효과와 투자자산 평가이익 등 약 14조 원의 영업외수익이 반영되며 40조 3460억 원에 달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차세대 HBM 시장에 대한 강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회사 측은 “HBM4E의 제품 스펙을 주요 고객사와 협의 중이고 올 하반기 샘플 공급을 거쳐 2027년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차세대 제품에는 업계 최고 성능을 입증한 10나노급 6세대(1c 나노) 공정을 적용해 수율과 양산 안정성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확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1c 나노 공정과 파운드리 역량을 결합한 ‘턴키’ 전략으로 역공을 예고한 상황에서 이미 검증된 양산 성숙도를 앞세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향후 3년 동안 요구되는 HBM 수요는 당사의 생산 능력을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일반 D램의 공급 부족을 감안해 단순 매출 극대화보다는 HBM과 일반 D램 간 최적의 배분을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물량 상당 부분이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철저하게 수익성 위주의 최적화 전략을 펴겠다는 뜻이다.
시장에서 제기된 구글 터보퀀트(TurboQuant) 등 메모리 효율화 기술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SK하이닉스는 “효율화 기술은 동일 자원으로 더 긴 문맥을 처리하게 해 AI 서비스의 경제성을 높이고 결국 전체 시장 규모를 키워 더 많은 메모리 수요를 자극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S램 기반의 언어처리장치(LPU) 역시 물리적 용량 한계로 인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보조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메모리 수요를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공격적인 투자 기조도 이어간다. 올해 시설투자(CapEx)는 전년 대비 대폭 늘려 용인 클러스터 팹 건설과 M15X 램프업, 극자외선(EUV) 등 핵심 장비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용인 1기 팹은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속도전을 벌이고 있고 6기까지 단계적으로 투자를 집행해 중장기 생산 기반을 확충한다. 일각의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서는 “구조적인 수요 폭증을 단기에 충족하기는 어렵고 고객사와 장기 협력을 통해 확보한 수요 가시성을 바탕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안정적인 재무 체력도 돋보였다. 1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54조 33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9조 원 이상 늘어났고 순현금은 35조 원 규모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연내 주주환원 확대 방안을 마련해 시장과 소통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대비 획기적으로 높아진 이익 창출 능력을 감안할 때 재무 건전성 확보와 주주환원 확대는 충분히 병행 가능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시장 일각에서 관심이 쏠린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과 관련해서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현재 미국 규제 당국의 심사가 진행 중으로 기존 공시 외에 추가로 언급할 내용은 없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에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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