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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빅테크는 ‘초격차’ 투자, 삼전 노조는 ‘초특급’ 생떼

입력2026-04-24 00:05

지면 31면
23일 삼성전자 노조가 평택캠퍼스 앞에서 투쟁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삼성전자 노조가 평택캠퍼스 앞에서 투쟁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23일 평택사업장에서 성과급 상한선 폐지와 영업이익의 15% 지급을 요구하며 4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대규모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노조는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다음 달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며 재차 으름장을 놓았다. 일부 조합원들은 이재용 회장 등 회사 경영진의 대형 얼굴 사진을 발로 밟고 조롱하기도 했다. 그러나 집회 인근에서 무리한 성과급 요구에 대한 주주 단체의 항의 집회가 열리는 등 사회 여론은 곱지 않은 상황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역대급 실적을 거둔 만큼 그 결실을 구성원과 나누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증권가의 전망대로 올해 영업이익 300조 원 안팎의 성과를 달성한다면 합당한 보상이 따라야 마땅하다. 그러나 45조 원 규모의 ‘영업익 15%’ 성과 배분 요구는 여러모로 납득하기 어렵다. 이는 연간 연구개발(R&D) 투자액을 웃돌고 지난해 주주 배당금(11조 원)의 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삼성의 오늘은 직원뿐 아니라 정부와 주주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소액주주들의 일침이 공감을 얻는 이유다.

더 우려되는 것은 글로벌 기술 경쟁 시대를 맞아 해외 빅테크들이 초격차 유지에 총력을 쏟는데 우리 반도체 기업만 노사 갈등에 발목이 잡혔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올해 투자 규모를 250억 달러 이상으로 대폭 확대했고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메타 등 4대 빅테크는 AI 주도권 확보를 위해 올해만 6180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설비투자와 R&D에만 90조 원의 자금을 쏟아부었으나 올해는 그 이상의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반도체 산업은 한 기업의 성패를 넘어 우리 경제의 경쟁력 그 자체다. 대다수 국민들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장에 다니는 이들이 ‘성과급 생떼’를 부리면서 대한민국 미래를 갉아먹고 있다며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노조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호황기의 단기 성과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향후 경기 사이클까지 내다본 지속 가능한 분배 모델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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