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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뜨내기 손님’ 안되려면…韓로펌 ‘도매상’으로 활용을

■신동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미국 변호사 고르는 법]

오랫동안 함께 일하며 협상력 확보

과다한 보수 청구도 걸러낼수 있어

입력2026-04-26 13:00

지면 23면
신동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신동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대형 로펌 변호사로만 근무하다 보면 잠재적 의뢰인을 위해 프리젠테이션도 하고, 초조히 간택을 기다리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십 수년 전부터 국내 의뢰인을 위해 미국 경제제재와 수출통제 업무를 하다 보니 의뢰인을 위해 미국 로펌을 고르고 그들과 함께 일하는 경험을 쌓으며, 의뢰인 입장에서 변호사를 고르는 노하우가 생겼다.

아무래도 특정 기업이 미국에서 법률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자주 있지는 않아서, 미국 로펌 입장에선 미국 회사들에 비해서는 우리 기업을 속된 말로 ‘뜨내기 손님’ 취급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 로펌은 여러 국내 회사들을 위해 오랫동안 미국 로펌들과 일해 왔기에 일종의 도매상처럼 한국 로펌을 인식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얻은 협상력(leverage)을 의뢰인을 위해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한 협상력은 특히 해당 미국 로펌에서 가장 전문적인 분들로 팀을 짜게 하고, 변호사 보수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부분에서 발휘된다. 즉 해당 분야를 잘 알고 오랫동안 다루어 왔기에, 의뢰인이 말하자면 가장 가려워하는 부분만 확인해 시원하게 긁어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업무 진행이 이루어지게 하며, 미국 로펌이 과다한 보수 청구를 하는 경우는 없는지 점검하는 것도 한국 로펌의 중요한 역할이다.

또한, 로펌 선정 과정에서도 가능하면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미국 로펌들을 복수로 의뢰인에게 추천하고, 업무 수행 방식이나 해당 쟁점에 대한 법률적 견해를 제안서에 충실히 담도록 해 이를 의뢰인과 함께 검토하여 가장 적합한 로펌이 선정되게끔 돕는 것도 한국 로펌이 기여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에는 화상회의가 일반적이지만, 가능하다면 그래도 대면 회의로 업무 수행 계획을 청취하는 게, 더 좋은 결과를 낳았던 것 같다.

그런데 필자는 주로 미국 정부를 설득하는 업무를 하는지라, 요새 같이 인공지능(AI)이 확산되는 상황이더라도 함께 일하는 미국 변호사들과의 신뢰관계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다행히 길게는 15년 이상 의뢰인들을 위하여 고락을 함께 하였던 관계로 사적으로는 친척이나 친구보다도 가까운 변호사들도 있고, 공자님 말씀 같지만 성실한 분들이 역시 좋은 변호사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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