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세난 5년래 최악, 규제의 역설 되짚어야
입력2026-04-27 00:05
수정2026-04-27 00:05
지면 31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전세난이 약 5년래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4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8.4로 집계됐다. 이는 문재인 정부 당시 ‘임대차 2법’ 시행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던 2021년 6월 넷째 주(110.6) 이후 최고치다. 특히 서울 강북권은 2021년 3월 넷째 주 이후 가장 높은 109.9를 기록했다. 경기(102.4) 역시 각각 2021년 11월 둘째 주 이래 최고 수준에 달했다. 1000가구 이상의 아파트 대단지에서조차 전세 물건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 월세 가격도 덩달아 올라 서민 주거 안정성을 흔들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2021~2022년 연간 6만 가구 안팎이던 서울 주택 착공 수는 2023~2025년 연간 3만 가구 안팎으로 거의 반 토막 났다. 이는 입주 물량 감소로 이어져 올해 1~2월 준공된 서울 주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78.3%인 5520가구로 줄었다. 설상가상으로 신축 주택뿐 아니라 재고 주택 전세마저 급감했다. 정부가 다주택자를 겨냥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종료하고 대출을 연장해 주지 않은 탓이 크다. 다주택자들이 정부 압박에 떠밀려 집을 매도하면서 기존 세입자들이 전세 갱신을 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한 세금 중과, 대출 죄기 등 규제 일변도 정책이 서민 주거 불안을 키우는 역설적 결과를 낳았음을 직시해야 한다. 현재 당국은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투기 엄단’ 기조 아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까지 저울질 중이다. 양도세·보유세 등을 총망라한 백화점식 조세 개편안이 나올 조짐이다. 이러다 공급 부족 해소를 등한시하다가 전세 대란을 초래했던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5년 만에 다시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부는 부동산 정책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사전에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고 정책의 방향과 범위·강도·속도를 세심하게 조절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수요를 틀어막는 단기 처방보다는 신규 주택 공급 확대와 재고 주택 거래 선순환을 유도할 근본 해법을 내놓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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