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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가 모르는 공매도의 실체

황보 윤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 교수(전 펀드매니저)

입력2026-04-27 11:19

황보윤

황보윤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 교수

불법 공매도 관련 AI 이미지.
불법 공매도 관련 AI 이미지.

“벤처·스타트업 창업자의 최종 목적지로 불리는 코스닥 상장, 하지만 피눈물 흘리며 일궈온 오랜 노력이 공매도 작전 세력 앞에서 위협을 받는다면 그 심정이 어떨까요?”

창업 후 10년도 훌쩍 넘어 천신만고 끝에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B 대표가 찾아왔다. 막걸리 한 잔 두고 하소연하기 시작한다. 시가총액이 1조 원을 훌쩍 넘겨 유니콘 상장사로 거듭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는데 이런 저널 불편한 일이 있더란다. 상장해도 보유 주식에 대한 주식이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당장 실제로 팔 수도 없어 손에 쥔 돈이 없는 상태로 월급 사장과 같다고 했다.

더욱이 소위 ‘공매도 작전 세력’의 횡포까지 겹쳐 애로가 가중됐다고 하소연했다. 창업해서 어렵게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뒤 국내외 고객들과 주주들에게 미래의 청사진과 전략을 제시하면서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 ‘공매도 작전 세력’에 휘둘리면서 일정 부분 발목이 잡혔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이 창업해서 코스닥 상장의 꿈을 이루기까지 평균 기간은 업계 통념상 12년~15년이라고 알려져 있다. 2025년 코스닥 시장에 스팩을 제외하고 총 84개 기업이 신규 상장하였고 평균적으로 연간 100만개 가까이 창업하는 통계로 보면 코스닥 상장에 성공할 확률이 1만 개 창업 기업 중 1개 미만이라고 볼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통계로 보면 500개의 기술 기업 중 단 1개사만이 상장의 문턱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희박한 확률에도 불구하고 모든 창업자는 코스닥 상장을 한 번쯤 꿈꾼다. 국가적으로 보더라도 코스닥 상장은 혁신 기술의 발전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동기부여의 장이기도 하다. 첨단 기술 발전이 계속되어야 국가 경제와 국력이 지속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가 기술 발전의 사다리가 되는 코스닥 시장이 일부 소위 ‘작전 세력’들로 멍들게 되면, 창업자들의 희망과 동기부여는 꺾이고 말게 된다. 금융감독원이 2023~2025년 불법 공매도로 적발한 기관은 글로벌 IB 즉 외국계 거대 투자은행 13개사 포함 총 19개 사 이상, 과징금 합계 약 836억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와중에 연이어 적발되는 글로벌 IB 들의 주식을 빌리지도 않고 없는 주식을 파는 불법 거래(소위 ‘무차입 공매도’) 사태와 급상승한 코스닥 상장 기업들만 골라 집중포화를 퍼붓는 비정상적인 거래 행태는 코스닥시장에 대한 개인투자자들과 기업인들의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왜 이러한 ‘작전 세력’들로 인해 휘둘리는 만만한 시장이 되었는가? 그 이유 중 하나는 30여 년 전 국내 3대 증권 투자 기관에서 펀드매니저를 하면서 느낀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국내 기관 투자자의 투자 담당자로서는 코스피에 속한 주식을 사는 것은 주위의 아무런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에 있는 주식은 대형 자산운용사나 연기금의 펀드매니저가 매수하려면 눈치를 보게 된다. 그 이유는 코스닥 상장주식의 시가총액은 평균적으로 코스피보다 작아서, 코스닥 상장 기업의 신기술 등이 발표되면서 기업의 가치가 급상승하여 시장의 주목을 받는 순간, 혁신을 응원하는 장기 자본 투자보다는 단기 차익을 노리는 거대 공매도 세력의 표적이 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또한 외부 악재 뉴스라도 나오면 소위 ‘작전 세력’의 먹잇감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자두나무(옛 오얏나무)아래서 갓끈 고쳐 매다가(의심받을 상황을 의미)’ 투자 담당자가 오해받을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 상장하려면 될 수 있으면 코스닥 상장보다는 코스피에 상장을 바라거나, 나스닥을 먼저 꿈꾸는 이유가 이런 배경들도 있다.

실제로 코스닥 상장 기업가치와 나스닥상장 기업가치의 차이를 비교해 보면, 지난 23일 기준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은 약 500~550조 원(약 3,600~4,000억 달러) 수준이며, 4월 23일 기준으로 나스닥 시총 1위인 엔비디아의 주가가 약 200달러 내외인 것을 감안해 볼 때 발행주식 수(약 244억 주)를 곱하면 시가총액은 약 4.3~4.9조 달러(약 6,000~6,800조 원) 수준으로 추산되며, 이는 나스닥 기업 하나가 국내 코스닥 상장 기술·벤처 1,700개 기업의 시가총액의 10~11배에 달한다. 실제로 네이버웹툰(웹툰엔터테인먼트)이 코스닥 대신 나스닥을 선택한 이유는 나스닥상장 시 공모가 산정 기준 기업가치가 코스닥 대비 수 배 이상으로 평가받는다는 것이 업계 공통된 인식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창업하고 기업 상장을 통해 그 열매를 국민과 함께 누리지 못하는 추세가 지속된다면 최근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 세계 6위(US News 2025년 강대국 순위 기준)를 어떻게 지켜낼 수 있을까? 기술 발전이 없으면 국가도, 국력도 지킬 수 없다는 것은 최근 미국과 이란 전쟁에서 배울 수 있다. 가령 지난 4월 초, 이란 상공에서 격추된 미군 F-15E 전투기의 뒷좌석에 탑승해 무기 운용을 담당하는 무장 관제사(대령급)를 약 36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한 작전에서 사용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극비 신기술인 ‘유령의 속삭임(Ghost Murmur)’이라는 핵심 기술이 없었다면, 전쟁 중인 미국에 매우 치명적인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이때 사용된 고스트 머머 기술은 장거리에서 인간 심장 박동의 전자기 신호를 감지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주변 잡음 속에서 사람의 심장 박동만 분리해내는 기술이며, 미 방산업체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사가 개발한 것으로 뉴욕포스트 등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져 있다.

기업이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에 적용하려는 노력은 매우 위험천만한 일이고 평균적으로 보면 5년내에 실패율이 70%에 가깝다. 이러한 위험을 무릅쓰는 기술 개발과 시장 진입, 그리고 성공하여 코스닥 상장까지 이루게 된 기업들이 소위 ‘공매도 작전 세력’ 때문에 가슴앓이하고 억울함에 가슴을 저민다면 현재의 대한민국 발전을 우리 후배 또는 자녀들에게까지 그대로 물려주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정상적인 공매도의 순기능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혁신 기업의 성장을 근거 없는 허위 루머나 악성 정보나 자금력으로 짓누르는 기울어진 운동장(대기업·외국계 자본에 유리하고 혁신 기술기업에 불리한 불공정 시장 구조)이 방치된다면, 한국의 코스닥시장에서 제2의 엔비디아 같은 기업을 기대하기란 요원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자본시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역설하는 상황에서 한국거래소 등에서 ‘코스닥 작전 세력 의혹 신문고’를 운용하면 어떨까?

황보윤의 성공창업의 비밀
황보윤의 성공창업의 비밀

He is…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기술경영학 박사

·현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 교수

·현 은평창업지원센터장

·현 (사)한국창업지도사협회장

·전 (주)아이엠지홀딩컴 대표

·전 현대투자신탁증권 펀드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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