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5억弗 조달 추진…신용공여 여력 주목
신한은행 대표 지급 보증
국민은행서 이례적 교체
신용공여 한도 포화 우려
자체 외화채 발행은 ‘물음표’
SK온이 5억 달러 조달을 목표로 외화 표시 채권 발행에 나섰다. SK온은 그동안 KB국민은행의 보증을 받고 외화를 조달했지만 이번에는 신한은행이 대표 지급보증 기관으로 바뀌었다. 시장에서는 최근 시중은행들이 SK온의 대규모 투자 자금을 잇따라 지원하면서 신용공여가 한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모건스탠리·스탠다드차타드·미즈호증권 등 주요 외국계 증권사들과 외화채 발행을 위한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만기 구조는 3년 단일물을 검토 중인 가운데 예상 조달 규모는 5억 달러 안팎으로 관측된다. SK온이 2023년 발행한 9억 달러 만기가 다음 달 도래하기 때문이다.
SK온의 외화채 발행 보증은 신한은행이 대표로 맡는다. SK온은 2021년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분할된 후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마다 국민은행과 사채 원리금 보증 계약을 체결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1월에도 SK온이 지분 100%를 들고 있는 미국 현지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에 1조 7569억 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제공했다. 특정 금융기관으로의 거래 쏠림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신한은행과 맞손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금융기관들이 SK온에 신용공여를 추가로 제공하기가 부담스러워진 결과로도 바라보는 분위기다. IB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마다 SK온에 대한 신용공여가 한도에 가까워진 상황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그동안 SK온의 외화채 발행 보증을 도맡았던 국민은행이 이번에 빠진 배경도 이 같은 맥락과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말 기준 SK배터리아메리카는 국민은행에 대해 3조 1000억 원 규모의 외화채 보증 잔액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법에 따르면 동일차주(계열회사)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25%로 규정돼 있다. 3월 말 별도 기준 국민은행의 자기자본(약 39조 원) 규모를 감안하면 약 9조 원의 한도로 추정되나 SK온에 대한 여신과 헝가리·옌청 등 해외 법인 신용공여까지 포함하면 추가적인 자금 투입은 신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SK온은 하나은행·신한은행 등과 각각 2조 2518억 원, 31억 1590만 달러 규모의 일반 차입 약정을 맺고 있다. SK온이 연내 추가로 외화채를 발행할 가능성도 흘러나오는 만큼 특정 은행이 보증을 지속적으로 전담하기는 까다로운 상황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SK온이 은행의 보증 없이 외화를 조달하기에는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신용등급이 없기 때문에 독자 발행을 위해서는 무디스·S&P·피치로부터 평정을 의뢰해야 한다. 그러나 무디스가 지난해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에 해당하는 ‘Ba1’로 하향 조정한 가운데 SK온이 우량한 신용등급을 기대하기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SK온 관계자는 “이달 초 신한은행과 ‘생산적 금융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양사 간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관점에서 신한은행 보증부 발행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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