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울타리’로 수익성 방어…韓日, 中특허침해 공동 대응
■K배터리 ‘로열티 모델’ 본격화
LG엔솔, 中기업 부당이득 지속에
볼보·닛산 등 완성차로 소송 확대
저가 LFP 공세엔 파나소닉과 연합
입력2026-04-27 17:53
수정2026-04-27 18:33
지면 5면
최근 글로벌 배터리 업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원천 기술 보호다.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더딘 상황에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자 ‘기술 울타리’를 쳐 시장점유율과 수익성 방어에 나선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볼보·닛산·르노를 상대로 특허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 등을 내놓고 있다. 배터리 업체가 사실상 ‘갑’의 위치에 있는 완성차 업체에 직접 법적 대응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문제 삼는 것은 이들이 공급받는 중국 배터리 업체 신왕다의 각형 NCM(니켈·코발트·망간) 제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왕다가 자사의 전극 조립체 구조 관련 특허를 이용한 저가 제품으로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왕다가 독일 법원 특허 소송에서 세 차례 연속 패소했음에도 로열티 협상에 응하지 않자 제품을 쓰는 완성차 업체로 전선을 넓혔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지식재산권 관련 조직과 인력을 강화하며 ‘특허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 세계적으로 등록 특허 5만 1000여 건과 출원 특허 9만여 건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와 SK온 역시 전고체배터리, 차세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에서 각각 2만여 건, 5000여 건의 등록 특허를 가지고 있다.
중국과의 특허 전쟁에는 일본도 가세해 한일 대 중국 구도가 형성된 상태다. 일본 대표 배터리 기업 파나소닉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특허권 관리 업체 ‘튤립이노베이션’을 통해 중국의 특허 침해에 대응하고 있다. 그간 한일 기업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을 벌여왔지만 저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워 시장을 장악해가는 중국의 공세를 꺾기 위해 전략적 동맹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수록 제조업 기반의 이익 못지않게 특허 라이선스(사용료) 수익이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이 통신 특허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거두듯 배터리 산업에서도 ‘특허 로열티 모델’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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