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업 국내 복귀 지원”…변죽만 울리면 안 된다
정부가 해외에 진출했다가 국내로 돌아오는 유턴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를 전면적으로 손질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7일 유턴기업 간담회에서 “유턴 투자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핵심 역량이 국내에 축적될 수 있도록 전면 개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기업들의 투자 환경은 급변하고 있는데 정부의 국내 복귀 정책이 제대로 따르지 못하고 있음을 솔직히 인정하며 이같이 말했다.
유턴기업 정책은 2014년부터 시행됐지만 지난해까지 7조 원 규모의 투자와 8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었을 뿐이다. 더구나 최근 몇 년간은 유턴기업이 급감하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부에 따르면 유턴기업은 2021년 25개에서 2022년 23개, 2023년 22개, 2024년 20개 등으로 줄었다. 지난해의 경우 유턴기업으로 선정된 곳은 전년 대비 30% 급감한 14개에 그쳤다. 올해도 1분기 현재 2개에 불과하다.
유턴기업 정책의 큰 문제는 지원 대상이 너무 협소하다는 데 있다. 예컨대 해외 사업장과 국내 복귀 사업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서비스가 같거나 유사해야만 혜택을 받는다. 이는 자동차 부품을 에너지 저장 장치 부품으로 전환 생산하는 등 유연한 대응을 어렵게 만든다. 연구개발(R&D) 시설 투자를 하는 경우도 유턴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기존 해외 사업장을 3년간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요건도 문제다. 정부는 기업들의 요구를 경청해 유턴기업 인정 범위 확대, 보조금 지원 요건 완화 등을 서둘러야 한다.
미국·일본 등 주요국들은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로 리쇼어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도 더 강력한 유턴기업 정책 만들기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국내 복귀를 꺼리는 근본 이유가 주52시간제·노란봉투법 등 반기업법과 각종 규제에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국내로 돌아와도 정상적인 투자 추진이 어렵다는 산업 현장의 하소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규제 장벽이 높게 쌓인 환경에서 유턴기업으로 지정해 보조금을 더 준다고 기업들이 돌아올 리 없다. 정부는 유턴기업 정책 개선에 그치지 말고 기업들이 스스로 돌아오고 싶은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변죽만 울리는 수준의 제도 손질만으로는 떠나는 기업들의 발길을 되돌리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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