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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수당’ 도입, 사회적 합의·비용 분석 선행돼야

입력2026-04-28 00:05

지면 31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신규 감독관 교육혁신 공개 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신규 감독관 교육혁신 공개 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단기·비정규직 근로자에게 수당을 더 주는 ‘공정수당’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6일 KBS에 출연해 “단기간 근무할수록 조금 더 수당을 쳐 주는 공정수당을 관계 부처와 논의 중이며 조만간 구체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이달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불안정한 노동일수록 더 많은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 데 대한 후속 조치다. 정부는 퇴직금 의무 지급 대상이 아닌 1년 미만 기간제 근로자에게 근무 기간에 비례해 기본급의 5~10%를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에 공공 부문 기간제 근로자에게 도입했던 정책의 확장판에 가깝다.

고용이 불안한 단기 근로자의 처우를 개선할 방법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정책은 선의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정부가 공정이라는 이름으로 추가 비용을 의무화하는 순간 사업주 입장에서는 사람을 덜 뽑거나 무인화·외주화로 돌아설 유인이 커질 수 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이후 편의점, 음식점, 소규모 제조업을 중심으로 근로시간 축소와 아르바이트 감원이 잇따랐던 경험이 이를 잘 보여 준다.

무엇보다 단기 근로자를 많이 쓰는 곳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영세 서비스 업체들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금도 이들은 최저임금 상승과 원재료비 인상, 경기 침체라는 다중 압박 속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다. 정책 추진 방식도 문제다. 노동시장 전반에 작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는 제도임에도 이렇다 할 공청회는 물론 비용 추계조차 공개되지 않았다. 대통령 발언 직후 정부가 부랴부랴 틀을 짜 발표부터 하는 듯한 모습은 자칫 졸속적 선심 노동정책으로 비칠 수 있다.

단기 근로자가 양산되는 현실은 분명 우리 노동시장의 아픈 손가락이다. 그럴수록 해법은 기업에 추가 수당 지급을 일방적으로 명령하기보다는 상시 고용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규제 개선과 고용 유연성 확대를 종합적으로 추진하는 쪽이 바람직하다. 선의를 내세운 정책이 가장 약한 고리를 먼저 끊어 버리는 ‘착한 정책의 역설’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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