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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유입 기대되는 KRX 거래시간 연장

이보미 한국금융원구원 실장

연기금·해외증권사 연장시장 첫 참여

인센티브 등 유동성 공급 유도해야

이상거래 감시체계 확충도 과제로

입력2026-04-29 05:00

수정2026-04-29 05:00

지면 31면

한국거래소(KRX)는 올 9월부터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도입해 총 거래 가능 시간을 현재 6시간 30분에서 12시간으로 확대한다. 이 결정의 배경에는 넥스트레이드(NXT)의 성공적인 1년이 있다. NXT는 출범 이후 국내 전체 거래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빠르게 안착했고 전체 거래의 38.9%가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서 발생했다. 연장 시간대에 대한 수요가 이미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글로벌 흐름도 같은 방향이다.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액이 10년 새 30배 가까이 늘어난 상황에서 주요국 거래소들이 잇따라 거래 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 시장의 거래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아질수록 유동성 이탈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KRX의 거래 시간 연장은 단순히 NXT가 이미 한 것을 뒤따르는 것이 아니다. NXT가 연 문과 KRX가 열려는 문은 다르다. NXT의 연장 시간대를 채운 것은 주로 개인투자자, 특히 정규장 시간에 거래하기 어려웠던 직장인이었다. 기관과 외국인은 NXT 연장 시간대의 주요 참여자가 아니었다. 주요 연기금은 시스템 신뢰성 등을 이유로 주문을 KRX로만 제출하도록 내부적으로 제한했고 KRX에 참여하는 주요 해외 증권사들은 NXT에 합류하지 않았다. KRX가 연장 시간대를 열면 이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연기금·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 그리고 KRX 인프라를 통해 국내시장에 접근하는 외국인투자가가 처음으로 프리와 애프터마켓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외국인 접근성을 위한 인프라는 이미 갖춰지고 있다. 영문공시 의무화 대상이 확대되고 외국인 통합계좌도 도입하는 등 한국 자본시장 접근성 개선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증권사들이 NXT에 합류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시스템 연결의 부담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KRX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는 연장 시간대는 그 장벽이 낮다. 유럽 투자자에는 KRX 애프터마켓이 자국 시장 개장 전에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창구가 되며 미국 투자자에게는 프리마켓이 국내시장 참여의 새로운 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접근성의 문은 이미 열리고 있다. 거래 시간의 문도 그 흐름에 맞춰 열어야 한다.

다만 새로운 참여자가 실질적으로 유입되려면 유동성 기반부터 갖춰야 한다. 시장조성자 제도를 연장 시간대까지 확대하되 참여 인센티브를 함께 설계해 실질적인 유동성 공급을 유도해야 한다.

감시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 야간 시간대는 인적 감시가 상대적으로 느슨해지는 특성상 이상 거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이상 거래 탐지 인공지능(AI)을 통해 긴급 거래 중단과 자동으로 연계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은 신뢰 확보를 위한 필요한 조건이다.

미국 나스닥의 23시간 거래 추진을 필두로 유럽과 아시아 주요 거래소들도 잇따라 연장을 논의하고 있다. 국가 간 주식시장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이 시점에 뒤처지는 것은 단순히 거래 시간을 잃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와 유동성을 함께 잃는 것이다. NXT가 직장인에게 퇴근 후 국내시장의 문을 열어줬다면 KRX의 거래시간 연장은 기관과 외국인에게 그 문을 여는 것이다. 한국 자본시장의 경쟁력은 결국 얼마나 많은 투자자가 한국 시장을 선택하게 하느냐에 달렸다. 그리고 거래시간 연장은 그 선택지를 넓히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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