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도 교섭 대상”, 특고 교섭요구 확산 우려
입력2026-04-29 00:03
지면 31면
화물연대의 노동조합 지위를 인정하는 공적 판정이 내려졌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7일 화물연대가 CJ대한통운과 한진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 요구 노조 확정 공고 시정신청’을 인용했다. 개인사업자인 화물차주를 노동자로, 원청인 물류회사를 사용자로 판정한 것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화물연대를 노조로 간주하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노동위도 화물연대의 교섭권을 인정하면서 물류·유통 분야의 교섭 요구가 확산할 듯하다.
물류·유통 분야 원청 기업들은 노동위의 이번 판정으로 무차별적인 교섭 요구와 파업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 당장 화물연대와 편의점 CU운영사인 BGF리테일의 교섭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화물연대는 별도의 노조 설립 신고필증을 받지 않고 2002년부터 노조 활동을 해오다 2011년부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해 단체행동을 반복해온 단체다. 그럼에도 노동위 판정으로 원청 기업인 BGF는 화물연대와 교섭 테이블에 앉게 됐다. 화물연대는 노동위 판정 직후 성명에서 “화물연대가 법외 노조라는 주장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라며 BGF에 책임 있는 교섭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시행 이후 우려했던 노조에 기운 정부의 잣대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노동위의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판정이 잇따르면서 산업계의 혼란이 확대되고 있는 점이 우려된다. 특히 이번 판정으로 화물연대 같은 법외 노조뿐만 아니라 택배·배달·플랫폼 노동 등 전 산업 분야의 특수 고용직이 교섭 요구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졸속으로 입법된 노란봉투법의 관련 규정이 모호한 탓에 노사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노란봉투법의 부작용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경영계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사용자와 노동자의 범위, 교섭 절차와 쟁의 요건을 명확히 하는 보완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보완 입법이 늦어질수록 사용자성을 둘러싼 분쟁과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경제 저성장이 고착화하고 있는 지금은 친노동 일변도에서 벗어나 산업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을 고려한 균형 잡힌 노동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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