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서 자본시장으로”…신성장 동력 발굴에 성패 달렸다
입력2026-04-30 00:01
지면 35면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이 29일 개최된 제30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부동산 금융 쏠림 현상과 금융 감독 방향’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코스피 상승은 하나의 마중물”이라며 “돈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전환될 수 있는 탄탄한 메커니즘을 만드는 다음 단계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순히 주가 상승이 아니라 자본시장 육성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부동산에서 생산적 부문으로 이동시키는 게 이재명 정부의 목표라는 것이다.
자본시장을 키우는 ‘생산적 금융’은 경제 저성장 극복을 위해 절실하다.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육성에는 천문학적 재원이 소요된다. 투자 규모의 차이가 곧 기술 격차로 이어진다. 글로벌 기술 경쟁 시대를 맞아 부동산에 몰린 시중 자금을 첨단·혁신 산업으로 돌리는 작업이 시급한 이유다.
그런데도 금융권 대출에서 기업 비중은 1980년대 90% 이상에서 현재 50%대로 대폭 줄었다. 반면 부동산 관련 대출은 민간 신용의 43.4%에 달해 선진국보다 훨씬 높다. 시중 자금이 비생산적 분야로 쏠리면서 소비·투자 위축, 부동산 사업장 부실화 위험 등 실물경제에 부담을 주는 실정이다. 최근 AI·반도체 등 전략산업 투자에 대한 금융권의 기여도도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나친 부동산 금융 쏠림은 자산 양극화 확대, 주거난에 따른 저출생 등 각종 사회적 문제까지 초래하고 있다. 손쉬운 이자 장사에 열중해 온 은행권의 잘못이 크지만 ‘관치 금융’의 폐해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금융권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에 힘을 모아야 한다. 특히 정부는 금융기관들이 대형 첨단산업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금산 분리 등 시대착오적 규제를 빨리 풀어야 한다. 금융 건전성 평가 때 기업 대출을 우대하고 벤처 등 모험자본에 대한 세제 혜택을 늘리는 방안도 요구된다. 무엇보다 구조 개혁,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것이 급선무다. 시중 자금의 부동산 쏠림은 다른 유망 투자처가 보이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경제 체질을 개선해 첨단·혁신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면 생산적 금융은 자연스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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