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 삼성도 구조조정… 정부, 부실기업 정리 서둘러라
입력2026-05-01 00:02
수정2026-05-01 00:02
지면 23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저수익 가전의 생산 라인을 폐쇄하는 등 사업 재편에 돌입했다. ‘실적 잔치’에 환호하기보다는 경영 진단을 통해 드러난 저수익 사업에 ‘구조조정 메스’를 들이대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30일 1분기 약 134조 원의 매출과 57조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늘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756% 급증했다.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이런 ‘실적 순풍’에도 삼성전자는 저수익 사업을 도려내는 결단을 내렸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힘입은 지금의 호실적이 마냥 지속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53조 7000억 원으로 전체의 94%를 차지한 반면 생활가전과 모바일 부문은 미국의 관세 영향과 원가 상승으로 실적 개선이 미미했다. 우리 경제를 짓누르는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와 중동 전쟁 등 다중 위기가 몰아치는 상황에서 ‘반도체 외날개’로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삼성전자의 선제적 구조조정은 미래를 내다본 옳은 결정이다. 수익을 담보하지 못하는 일부 가전의 생산 라인을 폐쇄하고 외주 생산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1989년 이후 해외 생산 거점 역할을 맡아 온 말레이시아 공장도 닫는다. 중국의 저가 공세와 기술 추격에 맞서 선택과 집중 전략 없이는 생존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구조조정은 정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해 1분기 1.7% 성장률 달성 등 화려한 외형에 도취될 때가 아니다. 무엇보다 복합 리스크에 내몰린 부실·한계 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시급하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들이 부실 징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기업은 5058곳에 달한다. 1년 새 21.4%나 급증한 사상 최대치다. 그나마 반도체가 성장을 받쳐 주고 있는 지금이 구조조정 적기다. 일시적 자금난에 빠진 유망 기업은 선별 지원하되 부실 기업은 과감히 솎아 내는 로드맵을 짜야 한다. 삼성전자는 “올해가 사업 혁신에 나설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했다. 잠재성장률 3% 달성을 내건 정부가 새겨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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