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차량에서 혼자 살아남은 친오빠...보험금 10배 올리고 사망한 동생
입력2026-05-03 00:00
그날의 뉴스는 지나갔지만, 그 의미는 오늘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그날’은 과거의 기록을 통해 지금을 읽습니다.<편집자주>
2022년 5월 3일 오후 2시 16분, 부산 기장군 일광읍 동백항 부둣가에서 경차 한 대가 서서히 앞으로 나아가더니 그대로 바다에 빠졌다. 운전석에는 뇌종양 말기로 기대여명 3개월을 선고받은 여동생 C씨(당시 40세)가, 조수석에는 친오빠 B씨(당시 43세)가 타고 있었다. B씨는 재빨리 탈출했지만 C씨는 끝내 숨졌다.
처음에는 신변을 비관한 극단적 선택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수사가 진행되면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사고 직전 C씨의 사망보험금이 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열 배 올랐고, 수령자는 오빠 B씨로 지정돼 있었다.
해경은 B씨가 사고 전 인적이 드문 동백항을 수차례 답사했고, 사고 전날에도 현장을 찾아 예행연습을 한 정황을 확인했다. 사고 현장 CCTV에는 B씨가 조수석에 있던 C씨를 운전석으로 옮기는 듯한 장면도 포착됐다.
이 사고는 단독 범행이 아니었다. 동백항 사고 약 보름 전, 부산 강서구 둔치 인근에서도 C씨가 탄 차량이 물에 빠지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엔 수심이 낮아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고, 신고자는 B씨였다. 소방대원은 운전 미숙에 의한 사고라는 설명을 듣고 현장을 떠났다.
거슬러 올라가면 1년 전인 2021년에는 남매의 아버지가 낚시터 인근에서 차량이 강으로 추락해 숨졌다. B씨는 아버지와 낚시를 하다 헤어졌다며 실종 신고를 했고, 구조대가 강바닥에서 차량과 함께 아버지를 발견했다. 부검 결과 수면제 성분 졸피뎀이 검출됐으나 경찰은 단순 사고로 종결했다. 아버지의 사망보험금 1억7000만 원은 자녀들에게 지급됐다.
해경이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B씨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잠적했다. 사고 한 달 뒤인 6월 3일, 경남 김해의 한 농로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에 대한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지만, 수사망은 그의 동거녀 A씨(42)로 좁혀졌다.
사고 차량은 사건 직전까지 A씨 명의였고, 검찰은 A씨가 B씨와 공모해 보험금을 노린 계획적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 C씨의 보험을 A씨 차량으로 이전하고 다시 차량 명의를 C씨로 바꾼 정황도 확인됐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검찰과 피고 측 모두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생명을 보험금 편취의 도구로 이용한 계획적 범행”이라며 형량을 징역 8년으로 높였다. A씨는 항소심에서도 “범행을 저지른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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