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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보완수사 여론전에 경찰 ‘부글부글’… “결과 바뀌는 경우는 1% 미만”

검찰, 보완수사 우수 사례도 발표

방시혁 하이브 의장 보완수사 요구

경찰, 이례적 항의 등 불편한 기색

“검찰 보완수사 결과 부풀려졌다”

일각서 경찰 자정작용 필요 목소리

입력2026-05-03 12:00

검찰청
검찰청

최근 검찰에서 부쩍 ‘보완수사 요구를 통해 사건을 해결했다’고 언급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이 신설됨에 따라 검찰청이 문을 닫게 되면서 갈 곳을 잃은 검사들이 수사권 최후의 보루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검찰은 사실상 수사권을 독점하게 될 경찰을 견제할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며 ‘우수 사례집’을 발간하면서까지 보완수사 존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찰은 검찰의 개입으로 결과 자체가 바뀌는 경우는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통계를 내는 등 맞불을 놓으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대검찰청은 ‘사법통제 우수사례’를 발표했다. 여기에 포함된 사례는 총 4건으로, 검찰은 보완수사·재수사를 요구해 해당 사례를 모두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범죄단체 성립 요건이 충족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불송치한 200억 원대 전세 사기 사건에 대해 송치를 요구해 조직원들을 재판에 넘겼다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이처럼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경우는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24일 서울남부지검은 경찰이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반려하고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에 대해 2024년 말 수사에 착수해 1년 반 가량이 지난 시점에서 법리검토를 이어온 끝에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 입장에서는 뼈아픈 결과다.

경찰은 이에 대해 불편한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달 27일 경찰청 관계자는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이 요구한 부분에 대한 보완이 우선”이라면서도 “보완수사 요구 내용 자체가 수사 대상이 되는 사안”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사기적 부정거래)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마포구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사기적 부정거래)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마포구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민생 사건과도 관련해 보완수사 요구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역 인근 사거리에서 버스를 운전하다 인도로 돌진해 시민 2명 등 13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송치된 버스기사 사건과 관련해서도 서울 서부지검은 지난달 1일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중순 퇴임을 앞둔 농협경제지주 전직 간부가 서울 영등포구의 한 식당에서 같은 회사 여직원을 추행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영등포경찰서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성치 결정을 내리자 서울남부지검이 재수사 지시를 내렸고, 경찰은 다시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최근 들어 검찰이 보완수사와 관련한 자료를 잇따라 내는 등 행동을 취하자 경찰도 이례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1일 강원 원주 ‘세모녀 살인미수 사건’과 관련해 춘천지검 원주지청이 10대 피의자를 구속기소한 사건을 인권보호 우수사례로 선정하자 강원경찰청이 즉각 반발했다. 강원경찰청은 해당 기사와 관련해 피의자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해 살인 관련 검색 기록과 성착취 영상 등 사건의 핵심 증거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발표한 자료 내용의 상당 부분이 이미 경찰 수사에서 확보된 것이라는 취지다.

이 뿐만 아니라 강원경찰청 원주경찰서는 최근 춘천지검 원주지청이 보완수사 요구를 한 보건범죄단속 피의자 사건을 검찰에 다시 돌려보냈다. 원주경찰서는 “특정 사건의 경우 검찰 수사권을 홍보·과시하며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강조하다가도 다수의 단순 민원 사건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을 준수하지도 않고 사실상 경찰을 하급기관으로 보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며 공개적으로 검찰의 요구를 반송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5일 ‘검찰의 보완수사권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경실련 회관에서 연 토론회에 안미현(왼쪽부터) 서울중앙지검 검사와 김종민 MK파트너스 변호사, 정지웅 경실련 시민입법위원회 위원장 및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장주영 늘푸른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송지헌 서울경찰청 수사부 경정이 참석해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보완수사권 존폐를 두고 찬반 양측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사진제공=경실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5일 ‘검찰의 보완수사권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경실련 회관에서 연 토론회에 안미현(왼쪽부터) 서울중앙지검 검사와 김종민 MK파트너스 변호사, 정지웅 경실련 시민입법위원회 위원장 및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장주영 늘푸른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송지헌 서울경찰청 수사부 경정이 참석해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보완수사권 존폐를 두고 찬반 양측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사진제공=경실련

경찰은 검찰의 보완수사 성과가 부풀려졌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개최된 ‘경찰이 바라본 바람직한 검찰개혁 토론회’에서 송지헌 서울경찰청 수사심의계장은 검찰이 보완수사나 재수사 요청을 통해 송치·불송치 의견이 뒤집힌 사건은 전체 23만 6911건 중 2189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 중에서도 검사가 기소 필요성을 이유로 보완수사를 요구해 송치 의견으로 바뀐 사건은 전체의 0.17%에 불과한 455건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최근 경찰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만큼 경찰이 검찰의 견제 없이도 몰려드는 사건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쌓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차남 숭실대 편입 특혜, 가족 진료 특혜, 공천헌금 의혹 등 총 13가지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 사건이다. 지난해 9월 의혹이 제기된 지 반년이 넘었지만 아직 김 의원과 관련한 다수의 사건 중 경찰의 손을 떠난 것은 없다. 늑장수사 비판이 제기되자 경찰 측은 이른 시일 내로 혐의 유무가 판단 가능한 수준의 의혹부터 순차적으로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지만 3주가 넘은 현재까지도 별다른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쿠팡의 개인정보유출과 관련해서도 지난 1월 경찰은 86명 규모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사에 나섰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다. 강호동 농협지주 회장의 금품수수 의혹 또한 마찬가지로 공회전 중이다.

내부 비위 문제도 제기된다. 음주운전이나 성비위, 심지어는 수사 무마 의혹까지 제기되며 경찰 내부의 기강해이가 경찰을 더욱 흔들고 있다. 지난달 21일 서귀포경찰서 소속 순경이 제주시 노형동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신호대기 중인 차를 들이받은 혐의로 파면됐으며, 지난달 16일에는 서울경찰청이 최근 부하 직원을 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관내 경찰서 간부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뇌물을 받고 수사를 무마해준 의혹으로 현직 경찰관이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도 있었다.

당분간 검찰 보완수사권 문제는 해결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소권을 쥐고 있는 검찰이 직접 기소에 필요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이를 제도적으로 막아버리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주장과 진정한 검찰 개혁을 위해서는 보완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논의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여권은 내달 3일 진행될 지방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안 논의에 착수해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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