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 성과급 투쟁...집안 싸움 넘어 ‘사회적 공정성’ 논쟁으로 번졌다
노조 요구 수용 시 성과급 잔치뿐 아니라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 제도 고착화되고
‘임금 격차’라는 2차 사회적 갈등 우려
부문 간 상이한 성과급 요구에 내분 촉발
조합원 수 7.7만 명→7.4만 명 감소세
DS만 남을 시 3.4만 명으로 급감할지도
입력2026-05-04 06:00
수정2026-05-04 06:00
삼성전자(005930)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의 총파업 예고가 노사 대립을 넘어 노노(勞勞) 갈등을 키우는 가운데 대중들 사이에서는 우리 사회의 공정성 논쟁을 촉발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삼성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 제도가 정착할 경우 적자 기업이나 중소기업 근로자들과의 임금 격차가 확대되며 2차 사회적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지도부는 최근 대통령의 노조 관련 발언에도 강경 기조를 굽히지 않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언급한 “일부 노동자들의 과도한 요구가 다른 노동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경고에 대해 “해당 발언은 삼성전자가 아닌 LG유플러스를 보고 한 말”이라고 했다.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보다 낮은 15%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업계는 이를 본질을 흐리는 ‘숫자 놀음’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 노조의 요구액은 인당 약 2700만 원 수준에 그치나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가 관철될 시 반도체(DS) 부문 임직원은 1인당 평균 6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의 발언이 국가 전략 산업의 중추인 삼성전자의 파업과 이로 인한 경제적 파장을 우려한 것임이 명백함에도 노조가 이를 타사 사례로 치부하며 외면하는 것은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삼성 노조의 행보는 최근 사내 DS 부문과 모바일·가전(DX) 부문 조합원 간의 노노 갈등으로 번졌다. 나아가 제조업 전반의 임금 체계와 성과 보상 기준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방식이 고착화될 경우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수적인 제조업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고 산업 간 임금 격차도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노·노 갈등에 조합원 수도 하락세
초기업노조 측은 삼성전자 총 직원 수 12만 8881명(2025년 말 기준) 가운데 7만 7000여 명의 조합원을 확보했다며 ‘과반 노조’ 명분으로 투쟁의 정당성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조합원의 약 20%를 차지하는 DX부문에서는 ‘DS 편향적 성과급 요구안’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면서 이달 2일까지 열흘간 2500건 이상의 탈퇴 인증 게시글이 사내 커뮤니티에 잇따라 올라왔다.
이러한 탈퇴 흐름 속에 노조 조합원 수는 7만 4000명대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오는 5월 21일부터 18일간 예정된 총파업 참가 인원도 4일 노조의 공식 집계 기준으로 2만 6000여 명에 그친다. 지난달 23일 평택캠퍼스 인근에서 조합원 4만 명이 참여한 결의대회와 비교하면 열기가 한층 식은 모습이다.
한 노조 조합원은 “작년에 초기업노조 가입하고 주변에 가입 독려도 많이 했지만 DS 조합원만 챙기는 모습에 이제는 알아서 나가라고 등떠미는 것 같다”며 “결국 본인들이 휘두른 칼에 본인들이 베일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DX 직원(5만 817명)의 노조 탈퇴가 이어질 시 조합원 수는 DS 직원 수(7만 8064명)의 절반 수준인 약 3만 4000명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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