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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 하나은행 1000억 환헤지 정산도 실패…개인투자자 단체행동 시작

채권 상환·배당 미지급 이어 후폭풍

개인 1000여명 모여 비대위 논의

200억 납부…800억 만기연장 합의

입력2026-05-04 17:31

수정2026-05-04 18:54

지면 2면
벨기에 파이낸스 타워. 제이알글로벌리츠
벨기에 파이낸스 타워. 제이알글로벌리츠

상장 리츠 사상 처음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제이알글로벌리츠(348950)가 1000억 원 규모의 유로화 환 헤지 정산금 지급마저 실패했다. 앞서 전단채와 공모채 상환에 실패하고 배당금까지 미지급한 데 이어 시장에 후폭풍이 더해지는 모습이다. 3200억 원 규모의 상장채권에 투자했다가 손실 위기에 처한 개인투자자 1000여 명이 단체행동을 시작하면서 이번 사태는 더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제이알리츠는 이날이 마감 시한이던 약 1000억 원의 환 헤지 정산금 중 대부분을 하나은행에 지급하지 못했다. 하나은행은 만기를 2027년 11월로 이날 연장했다. 제이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총정산금 약 1000억 원 중 예금으로 기납입한 200억 원을 차감한 후 잔여 정산금 약 800억 원에 대해 만기가 연장된 것”이라고 했다.

제이알리츠는 2023년 2월 하나은행과 3억 유로(약 5180억 원) 규모의 장외 파생상품 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편입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 관련 자금 거래를 유로화로 하는 점을 고려해 환율을 당시 시점으로 고정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3년 전 대비 원화값이 하락하면서 제이알리츠가 하나은행에 정산해줘야 할 금액은 올 3월 말 기준 954억 원까지 급증했다. 약정 당시 환율이 1유로당 1412원이었으나 3월 23일 기준 1730원으로 약 23% 오른 데 따른 결과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3월 24일 제이알리츠가 보유한 또 다른 자산인 뉴욕 빌딩(제이알28호) 지분에 대해 1000억 원 규모로 질권도 설정한 바 있다.

제이알리츠 사태에 대한 시장의 혼선은 더욱 가중되는 모양새다. 특히 수천억 원 규모의 사채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개인투자자들이 단체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개인들은 최근 만들어진 네이버 카페에 이날까지 약 1100명이 가입했다. 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도 850여 명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상당수 개인들이 모여 피해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이들의 의견을 한군데로 모을 구심점이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점은 변수다. 해당 공모채 발행을 주관했던 KB·한투·NH·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이미 해당 채권을 시장에서 대부분 매도하고 떠났다. 이에 따라 회생절차 개시 전 펼쳐질 수 있는 자율구조조정(ARS) 과정에서 사채 관리 회사인 흥국생명이 수천 명의 채권자들을 대리해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이알리츠 사채를 보유한 한 개인투자자는 “조만간 오프라인에서 피해자 모임을 개최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흥국생명에 의견을 적극 전달하고 금융감독원과 청와대에 항의 민원을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제이알리츠의 경우 개인투자자 비중이 워낙 커 피해 확산을 조기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채권 투자자들만 수천 명 규모로 추산되는 가운데 개인 주주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은 2만 8200명(2025년 말 기준)에 달하고 있다. 정부가 퇴직연금에 담을 상품으로 리츠를 적극 홍보했고 개인들이 리츠를 안정적인 배당 상품으로 오인하면서 지난 수년간 적극적으로 투자한 결과다. 이들 상당수는 주가가 1년 새 57%나 급락해 거래 정지 이전부터 손실을 봐왔다.

IB 업계 관계자는 “제이알리츠가 이번 사태의 도화선을 제공한 유럽 현지 감정평가 기관에 소송을 제기해 재판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 재판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야 상황을 정상화시키는 데 반전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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